김봉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취임한지 1달도 되기 전에 거래소 내부조직이 새바람을 맞고 있다.
최근엔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내부 인사가 단행되고 있다. 거래소 한 직원은 인사 급물살에 일이 손이 안 잡힐 정도라고 털어놨다.
김봉수 이사장은 지난 15일 집행간부 18명의 일괄사표를 받고 이중 절반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어 꼭 일주일만인 22일 5명의 본부장보 인사를 단행했다. 그리고 전날(27일)에는 부서장 33명 중 40%인 13명을 교체하고 팀장 8명을 신규로 부서장에 보임했다. 이는 5개부서 15개팀을 없애는 조직개편안에 따라 부서장 보직 5개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다음주도 인사는 이어질 예정이다. 오는 2월 4일에는 주주총회를 거쳐 공석으로 남아있는 두 석의 본부장 자리도 채워진다.
이번 인사에서 특이할 만한 점은 '부하직원 선택제'가 도입됐다는 것이다. 이 제도는 상위관리자가 함께 일할 부하 직원을 직접 선택하는 것으로 부서장이 팀장을, 팀장이 팀원을 지목하는 식이다.
지난 25일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김봉수 이사장은 "지난 사표수리는 능력과 관계없이 나이 많은 사람과 연임 여부 두 가지로 결정했다"고 말해 뒤이은 인사 기준에 우려를 샀다.
그러나 이번 '부하직원 선택제' 도입으로 연공서열 및 직급보다 능력과 성과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공고히 해 모호한 인사 기준에 대한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됐다.
그러나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학연과 지연에서 과연 자유로울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이성적인 판단력만 가지고 팀원을 고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팔은 안으로 굽기 마련이다.
벌써 앞서 선임된 본부장보 인사와 관련해선 내부 잡음이 새어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임된 K 본부장보는 김 이사장과 같은 대학 출신으로 개인적인 친분이 많이 작용했다는 소문이다. K 본부장보는 지난해 직책정년제 시행에 따라 부장직에서 물러나 팀원으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이사장은 지난 간담회에서 '초콜릿 복근'과 'S'라인을 가진 '몸짱' 거래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보여주기식 '몸짱' 만들기가 아닌 속까지 건강한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 개혁이 성공 후에도 거래소가 수년째 달고 있는 '방만경영'과 '신의 직장' 꼬리표를 완전히 떼어낼 수 있도록 사후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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