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휴양지 다보스에서 매년 이맘때 열려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가 28일(현지시간) 닷새 일정으로 개막했다.
다보스포럼은 비영리 민간기구로 세계 정계, 경제계, 언론계, 학계 지도자 간 커뮤니티를 구축해 주요 범세계적 이슈에 대한 글로벌 여론을 주도하는 무대다. 그동안 신자유주의 이론을 전 세계에 전파하는 역할을 해왔으나 금융위기로 포럼 역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다보스포럼은 급변하는 세계조류 속에서 기업과 정부, 각 개인이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세계 많은 사람들이 이 행사에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위기 이후 세계 재편'을 논의할 올해 다보스포럼도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정상들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2500여 명에 달하는 인사가 참석한다.
눈에 띄는 것은 이들 중 3분의 1이 세계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라는 점이다. 여기에는 빌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엄자,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 인드라 누이 펩시 회장, 아짐 프렘지 위프로 회장, 양 위앤칭 레노보 회장,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등 쟁쟁한 인물이 대거 포함돼있다. 이들 주요 기업 CEO가 포럼을 새해 벽두 경영구상을 가다듬는 장으로서 소중하게 활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기업인들도 논의되는 내용을 면밀히 살펴 의사결정에 참고해야 할 것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이 주제로 내건 '더 나은 세계(Improve the State of the World)'는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위기 온난화 테러 빈곤 질병 등 심각한 도전과 위험에 직면한 세계를 개선하려면 세계의 정·재·학·언론·종교계 지도급 인사들이 진정한 공동체를 이뤄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번 금융위기처럼 지구촌을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다시 생각하고(Rethink) 글로벌 거버넌스와 협력체제를 다시 설계하며(Redesign) 새로운 협력체제로 재구축(Rebuild)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이번 포럼이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이 됐던 금융권 규제강화와 글로벌 금융시스템 개혁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의 입김이 강한데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은행세 도입을 천명하는 등 금융권 규제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련 논의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올해 다보스포럼에선 오바마 대통령의 은행 규제안이 가장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경제불균형과 중국의 경기 과열 문제를 포럼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최근 긴축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자국으로 몰려드는 핫머니에 대한 규제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관련 규제 강화는 중국의 향후 긴축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척도란 분석이다.
다보스포럼은 세계적 현안에 대한 세계 지도자들의 혜안을 터득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 기업과 국민은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된 다양한 견해와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활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전략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아주경제=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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