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식 '담합' 배당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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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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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계열사가 재벌가에선 유일하게 해마다 똑같은 규모로 배당해 실적과 상관없이 최대주주 의지로 맞춘 것 아니냐는 의문마저 사고 있다. 반토막 실적을 무릅쓰고 무리하게 배당하는 경우조차 있어 대주주 배당을 유보 또는 축소해 재무 안정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주사 SK(주)는 2009 회계연도 결산배당으로 3년 연속 변함없이 보통주 1주당 1950원을 이달 안에 지급한다. 지주 양대축 SK텔레콤과 SK에너지 역시 3년째 8400원과 2100원씩 준다. SKC와 SK가스 또한 250원과 1950원씩으로 전년과 다름없다.

이는 다른 4대그룹 계열사가 해마다 실적을 따져 배당액을 조정하는 것과 비교할 만하다.

실제 삼성 계열 삼성전자는 보통주 1주당 배당액을 재작년 7500원에서 작년 5000원으로 줄였다가 올해 7500원으로 늘렸다. 같은 기간 삼성테크윈(500원→400원→700원)ㆍ삼성SDI(미배당→250원→1000원)ㆍ삼성전기(500원→250원→750원) 역시 늘리거나 줄였다.

LG 계열 LG전자(850원→350원→1750원)ㆍLG화학(2000원→2500원→미확정)과 현대ㆍ기아차 계열 현대차(1000원→850원→1150원)ㆍ현대제철(1000원→1250원→미확정)도 마찬가지다.

반면 SK 계열에선 반토막 실적을 낸 자회사도 배당 규모에 손을 대지 않는다. 작년 SK에너지 영업이익은 9014억원으로 전년대비 52.34%나 줄었다. 이 탓에 회사 관계자조차 무리한 배당이라고 말할 정도다. SK(주)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자회사 실적이 전반적으로 나빠져 배당금도 줄였어야 한다"면서도 "주주 이익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배당 규모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회사 입장대로 주주 이익을 높이면 지주 성격상 최대 수혜주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최태원 회장이다. 모든 자회사를 거느린 SK(주) 최대주주는 최 회장이 지분 44.5%를 보유한 SKC&C. 이 회사는 실질적 배당 수익을 가늠할 수 있는 시가배당률도 0.7%로 최대 4.8%에 달하는 다른 계열사에 비해 훨씬 저조하다.

이를 두고 실적 악화에도 막대한 배당금을 최대주주에 지급하기보단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차등배당해 재무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대주주 눈치라도 보는 것처럼 계열사 모두 실적과 무관하게 배당잔치를 벌이면 성장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대주주 동의로 차등배당할 수 있는 만큼 실적 부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지주사와 오너가 배당을 포기하거나 덜 받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전했다.

조준영 기자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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