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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의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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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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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콜(curtain-call)이란 공연을 끝낸 출연진들이 관객들의 박수소리에 보답하기 위해 다시 무대에 오르는 것을 말한다.

‘나도 가끔은 커튼콜을 꿈꾼다’의 저자 김수현은 SBS 미래부 기자인 동시에 열렬한 문화 애호가다. 입사 6년 만에 문화부로 발령받은 그는 속으로 만세를 불렀다고 한다. 그리고 시간적 제약이 있는 짧은 방송 리포트 기사로는 완전히 표현할 수 없었던 취재 내용들을 본격적인 글쓰기로 풀어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기도 하고 연극 무대를 동경해 직접 무대에 오르기도 했던 경험을 토대로 기자로서의 취재기를 넘어선 예술 연서(戀書)를 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전문가가 아닌 애호가가 쓴 글로 봐달라는 당부의 말이 무색할 정도로 방대한 영역의 예술가들이 등장한다.

강원도 산골 소년 출신 기타리스트로 ‘클래식 음악가’라는 거창한 타이틀 보다는 여전히 기타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을 키워 나가는 안형수씨. 클래식과 재즈의 영역을 자유분방하게 오가며 쉰을 넘긴 나이에도 악동이기를 꿈꾸는 나이젤 케네디까지. 

그가 진행한 예술가들의 인터뷰에는 그들의 화려한  무대 위 모습 뿐 아니라 무대 뒤에 가려진 인간적인 면모가 꼼꼼하게 담겨있다.

부상으로 인해 2년 동안이나 무대에 오를 수 없었던 한국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지영씨. 12세 무렵 청각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영국의 타악기 연주자 이블린 글레니의 온몸으로 소리의 진동과 파장을 감지한다는 사연은 평범한 인터뷰 내용을  뛰어 넘는 감동 그 자체다.

예술 마니아인 동시에 공연 마니아이기도 한 저자는 그동안 국내외를 여행하며 보고 느낀 ‘잊을 수 없는 공연 무대’를 하나의 챕터로 따로 묶어 정리했다.

고등학교 시절 ‘오페라의 유령’ 메인 테마곡을 처음 접한 이후로 LP판을 구입해 영어 대본을 해석하며 유령의 팬이 돼버린 저자는 기자가 된 후에야 브로드웨이에서의 진짜 유령을 접한다. 그는 이 한 편의 뮤지컬을 자신의 첫사랑에 비유한다. 지난 20년 동안 이 작품만큼 저자에게 특별한 의미를 전한 작품은 없었다고 말한다.

그는 “좋은 공연을 본다는 것은 어쩌면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지 모른다”며 자신의 책을 읽는 독자에게도 예술에 대한 사랑에 빠져 볼 것을 권한다. 

아주경제= 정진희 기자 snowwa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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