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관리 3%대 유지도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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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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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월 농축수산물·석유류 가격 급등…향후 공공부문 인상 도미노 올 물가 3%선 관리 '적신호'…경기회복 걸림돌 지적도

연초 물가흐름이 심상치 않다. 자칫 잘못하다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지나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1월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9개월만에 처음으로 물가증가율이 3%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지난달 소비자 크게 오른 것은 석유류 가격 급등의 영향이 가장 컸던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한파와 폭설의 영향으로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했던 데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도 이같은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정부가 가스요금을 연료비와 연동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가격인상을 예고하고 있고, 버스 등 적자가 누적되면서 각 지자체가 상반기 내 공공요금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9개월만에 3%대 재진입 = 지난달 물가 상승세는 석유류와 농축수산물 폭등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석유류가 전년 동월대비로 무려 18.4% 상승한 게 가장 컸다. 전월대비로도 1.6% 올랐다. 석유류는 전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가중치가 커 조금만 오르더라도 물가상승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3.1%를 놓고 기여도별로 보면 석유류 인상분이 전체의 3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컸다.

농축수산물도 전월대비 2.6%, 전년동월대비로도 2.4% 올랐다. 한파와 폭설 영향으로 채소가격이 12월과 비교해 11.7%나 뛰었다. 지난달 곡물(-4.2%)과 과실(-6.4%)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채소가격 폭등으로 전체 물가에서 농축수산물이 차지한 기여도는 0.21%포인트다.

수산물 가격도 물가가 오른데 적지 않게 영향을 미쳤다. 전년동월대비 12.2%나 오른 것은 명태 등의 가격이 치솟았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물가 인상 기여도에서 개인서비스 부문이 0.78%포인트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던 게 그나마 상승폭을 낮추는 데 역할을 했다.

◆ 공공요금 인상 도미노 예고  =  문제는 지금까지 안정세를 보여온 전기요금, 가스요금, 고속도로 통행료, 시내·시외버스 요금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업체들이 상당한 수준의 원가부담을 감안해 인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자체장 선거가 끝난 직후인 올해 하반기에 각종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2분기 중 전기와 가스요금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는 현재 원가의 약 90% 수준에 공급되고 있고, 가스는 지난 2008년부터 원가연동제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미수금 5조 원가량을 요금에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도로공사도 고속도로 통행료를 10%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동안 2년마다 통행료를 올렸는데 최근에는 2006년 2월에 4.9%를 인상한 이래로 4년간 동결하면서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는게 공사측 설명이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시내버스 요금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당장 충청남도 16개 시·군의 시내 버스요금은 다음달부터 평균 9% 인상된다.

양동희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1월중 공공서비스가 상당히 안정적인 측면이 있었다"며 "(가스비연동제 등)이 시행되면 조금 상승요인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올 물가관리선 3% '적신호' = 경제전문가들은 이렇듯 연초부터 물가가 요동칠 조짐을 보이자 적잖이 걱정하는 모습이다. 일부에서는 정부의 올 물가관리목표인 3%선내 유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송재혁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2010년 소비자물가는 상반기 3.1%에서 하반기 3.4%로 상승률이 확대되며 연간 3.2% 성장이 예상된다"며 "하반기 이후 공공요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서비스 물가발 인플레이션이 확대될 가능성이 불안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물가가 올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박사는 "물가가 올라 금리인상 요구가 많아질 것"이라며 "경기상황이 점점 좋아지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려 경기과열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주경제= 김선환·권영은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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