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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rique Marty 作 'Duelo, animation movie.2 min 30 seg.2006-2007.Acuare. fotogramas' |
인간의 심리 중 가장 흥미롭지만 그만큼 의문 투성인 ‘광란’을 탐구하는 작가 엔리케 마티(Enrique Marty)의 개인전 'Ghost'전이 28일부터 내달 27일까지 원앤제이 갤러리에서 열린다. 마티의 그림은 주로 광란, 공상에 의한 강박관념을 자신의 주변 환경이나 상황들을 통해 특이한 방식으로 묘사했다. 작가는 이런 내용을 회화와 조각, 동영상 작업과 결합해 연극적인 시나리오를 만들어 영상으로 제작했다.
그의 작품 대부분은 일상이 담긴 스냅 샷 속에 있는 인물의 행동이나 순간의 상황들을 묘사한다. 등장 인물들은 때로는 관람자를 의식하기도 하며, 잔인하거나 우스꽝스러운 장면들을 마치 찰나의 모습처럼 보여준다.
작품에서 등장하는 조각은 작가 주변에 실제 하는 사람들의 초상을 기반으로 하며, 시나리오 안에서 연극적 도구로 활용된다. 'Sick Baby'나 'Pregnant with Ghosts'등은 놓여진 그 자체로 조각이자 연극의 개체로서 특정한 심리를 연출하며, 각각의 역할을 맡고 있다. 동영상 작품 역시 유사한 구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작품을 둘러 볼수록 등장인물들이 모두 그의 주위사람이라는 사실이 흥미롭다. '주위사람들을 이렇게 잔인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피를 흘리고 있는 작가 자신도 등장한다. 전시 관계자는 "마티는 자기 자신과 주위사람들을 표현했기에 보다 쉽게 인간의 광기에 접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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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rique Marty 作 'Pregnant with ghosts' |
회화, 조각 그리고 동영상 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전시에서 각각의 매체는 그 자체로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작품끼리 결합돼 만들어지는 기묘한 분위기는 어느 곳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들게 한다. 마티는 지금은 갤러리로 쓰이는 이 공간을 예전에는 사람이 사는 평범한 집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이곳에 살던 사람들이 유령이며, 그들이 갤러리를 견학한다는 콘셉의 프로젝트로 상상력을 발전시켰다.
실제로 갤러리에 들어서면 네 채의 한옥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타 갤러리가 한 공간을 둘러보며 전시작품을 감상하는 구조로 돼있다면 이곳은 예전에 안채·사랑채 등으로 쓰였던 분절된 공간이 각각 독특한 테마의 작품을 담고 있다.
작가는 가장 친근한 환경을 소재로 우리의 현시대와 그것들의 관계를 반영하는 작업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 관람객들은 마티의 친척들과 친구들을 작품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전시의 전체적 분위기 속에 관람객은 자신이 전시장에 초대받지 않은 방문객이라는 이질감을 느낄 것이다. 작품을 접하면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공포심에 두려움을 느낄수도 있고, 오히려 흥미를 느끼며 작품에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의 02-745-1644.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asrada8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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