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수급에 균열…조정 길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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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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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서면서 수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경기회복 모멘텀이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증시가 조정 압력을 강하고 받고 있다.

문제는 지난달 중순으로 기점으로 외국인이 돌변하면서 기관 매물을 받아줄 주체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656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해 12월과 11월 각각 2조2828억원, 1조8411억원 순매수 규모와 비교하면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연초 외국인은 4거래일 만에 1조2000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작년에 이어 매수세를 강화하는 듯 했다.
하지만 중국 긴축 우려와 미국 은행규제 방안 등 연이은 악재로 매수세가 둔화된 상태다.

특히 지난달 22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대형은행 자기자본 투자를 제한하겠다는 은행규제안 발표 이후 외국인은 4920억원을 순매도 했다.

북한이 서해안에서 해안포를 발사한 27일에도 4451억원을 팔았다. 때문에 지난 6거래일동안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2월 첫 개장일인 이날 역시 장초반 매수세를 보였던 외국인은 매도로 전환 모두 952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매도세도 부담이다. 지난달 기관은 1조4141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금이 10개월만에 '사자'로 돌아서면서 3880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21일 1722선을 고점으로 조정 국면에 들어선 데에도 이런 수급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지난해에 이어 외국인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투자 흐름에 변화가 예상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선엽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큰 그림으로 봤을 때 외국인 매수 기조는 변함 없지만 당분간 대외적 불확실성으로 매매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또, 외국인 시장 이탈 원인으론 안전자산 선호현상과 달러가치 상승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최근 매도세는 불확실한 요인이 늘어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달러 강세 등도 외국인 매수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외국인 대기매수자금인 예탁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기조 변화를 우려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 주식 비중에 과거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이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선진지수 편입 등 대형 이벤트도 남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1월 29일 기준) 외국인 국내 주식 보유 비중은 약 33%로 2000년 이후 최대치 44%에 비해 11%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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