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독립법인대리점(GA)들의 위세가 대단하다. 단기간 내에 조직 규모와 시장 지배력을 급속히 확대하면서 단순 모집조직에서 보험사의 경영 파트너로 위상을 높였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전체 GA 실적 중 상위 1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70~80%에 달할 정도로 대형 GA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집 과정에서 불법행위 및 불완전판매가 성행해도 해당 보험사가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하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년 간 보험사 전체 실적 가운데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같은 현상은 생명보험업계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생보사는 소속 설계사에 대한 정착지원금, 임대비, 각종 부대비용 등 사업비를 절감하기 위해 GA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GA 입장에서도 단기상품 위주인 손해보험보다는 보험료 및 수당 규모가 큰 생명보험이 훨씬 매력적이다.
지난해 1~7월 기준 삼성생명이 GA 채널을 통해 기록한 신계약(월초보험료+일시납) 실적은 176억9000만원, 시장점유율은 18% 수준이다.
같은 기간 대한생명과 교보생명은 각각 141억8000만원, 115억7000만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대한생명이 15%, 교보생명이 14% 정도다.
이어 신한생명(90억원)과 미래에셋생명(81억원), 흥국생명(72억원), 동양생명(71억원), PCA생명(67억원) 등이 대형 3사를 바짝 뒤쫓고 있다. 이들은 6~12%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GA 시장에서 삼성생명의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은 반면 중소형 생보사의 점유율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중소형 생보사에 대한 대형 GA의 영향력도 함께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흥국생명은 전체 GA 실적 중 에이플러스에셋 등 대형 10개 업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83%에 달한다. PCA생명과 신한생명도 각각 79%, 75% 수준이다.
반면 교보생명(40%)과 대한생명(54%) 등은 대형 GA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한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GA 비중을 전체 매출의 2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대형 GA 위주로 거래 계약을 체결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계약서만 보면 보험사가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형 GA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하다"며 "모집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사마다 거래하는 GA에 상품 모집 메뉴얼을 배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GA는 중개업체보다는 대리점에 가깝기 때문에 모집 과정을 감독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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