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적 물가상승압력 지난해말 최고"


물가 상승 가능성을 나타내는 실질통화량 예비적 수요 증가율이 지난해 4분기를 전후해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추정됐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통화량의 예비적 수요 증가율이 지난 2008년 2분기 2.19%를 기록했다. 이후에는 2008년 3분기 2.00%, 지난해 1분기 1.67%, 지난해 2분기 1.43% 등이었다.

실질통화량이란 물가변동과 계절성을 제거한 통화량이다. 돈을 보유하는 목적에 따라 거래적 수요, 예비적 수요, 투기적 수요로 나눌 수 있는데, 이 가운데 예비적 수요는 잠재적인 물가상승 압력을 가늠하는 지표다.

쉽게 말해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도 쓰지 않은 채 갖고만 있으면 물가가 오르지 않지만, 언젠가는 그 돈을 쓰기 때문에 일정 시차를 두고 상거래 등 거래적 수요로 나타나 물가를 자극하는 것이다.

예비적 수요 증가율은 외환위기 이후 1%를 넘은 사례가 드물었다. 2006년 4분기와 2007년 1분기에 3% 안팎까지 오른 것은 당시 집값이 폭등해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너도나도 돈을 많이 마련해놓은 데 따른 예외적 상황이었다.

한은 조사국 장정석 차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예비적 수요가 거래적 수요로 전환돼 물가상승을 가져올 때까지 대략 1년 반 정도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장 차장의 분석대로라면 2008년 2분기에 높이 치솟은 예비적 수요는 지난해 4분기에 거래적 수요로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다.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거래적 수요도 2008년 4분기 -1.19%에서 지난해 1분기 -1.16%, 2분기 -0.90% 등으로 회복하는 추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 9개월 만에 처음으로 한은의 목표치인 3%(±1%포인트)를 넘었다. 물론 정부는 한파로 석유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중장기적으로 물가는 통화량에 의해 결정되는 게 정설이다.

장 차장은 "2% 안팎의 예비적 수요는 매우 높은 수준이며, 여기에 경기회복 국면과 국제 원자재가 상승이 겹치면 인플레이션이 증폭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아주경제=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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