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인 2008년 12월말(16만5599가구) 보다 4만2302가구(25.5%)가 감소했고 늘어난 미분양 주택 숫자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주택이 11월 2105가구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로 돌아서는 등 내용적으로 좋지 않다는데 심각성이 있다.
우선 그동안 분양시장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수도권 미분양이 크게 늘고 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만5667가구로 11월(2만2865가구) 대비 2802가구(12.3%) 증가했다. 소량이기는 하지만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 지방과는 정반대의 양상이다. 이는 김포한강신도시 등 수도권 주요 택지개발지구에서 단기간에 공급이 크게 늘면서 미분양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이번 통계에는 잡히지 않았지만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 시한 종료를 앞두고 건설사들이 '밀어내기식'으로 쏟아낸 아파트 가운데 상당수도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4개월 동안 공급된 물량은 9만9917가구 정도로 1년 전 같은 시기에 공급된 물량 3만957가구 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윤지혜 부동산써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올 1월까지 공급된 148개 사업장 가운데 순위내 청약이 마감된 곳은 52곳에 불과하고 약 65%가 아직도 미분양으로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급량의 65%를 단순계산해 적용하면 약 5만에서 6만가구 정도가 미분양 주택으로 남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다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공건설 부문의 저가 수주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분양 주택마저 쌓이면서 자금압박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준공이 됐는데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 주택은 5만87가구로 2008년 12월(4만6476가구)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전체 미분양 주택의 40.6%가 악성 미분양인 셈이다. 공사비로 돈은 쏟아부었지만 회수는 안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계약된 물량 가운데 상당수가 실수요자 보다는 전매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며 분양가의 30~40%에 이르는 잔금이 제 때 들어오지 않는 것도 자금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아주경제= 김영배 기자 you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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