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이념에 따른 갈등이 아닌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소통'

   
 
 
'연기'라는 본능을 타고난 배우 송강호, 매 작품 연기의 스펙트럼을 넓히며 진화해가는 배우 강동원. 대한민국 대표 배우 그들이 만났다.

독보적인 연기력과 뚜렷한 개성, 최고의 스타파워로 스크린을 장악해 온 두 배우는 동반 출연 소식만으로도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그들이 영화 속에서 뿜어낼 연기 앙상블과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송강호는 '의형제'에서 작전 실패로 파면 당한 전직 국정원 요원 '한규' 역을 맡았다. 한규는 잃었던 명예도 되찾고 두둑한 간첩 현상금도 챙기기 위해 적이었던 '지원'에게 접근하는 인물이다. 송강호는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통해 넉넉한 웃음까지 선사했다.

강동원이 맡은 '지원'은 작전 실패로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으로, 누명을 벗고 북으로 돌아가기 위해 한규에게 접근하는 인물이다. 강동원은 겉으로는 냉정하지만 내면에 따뜻한 감성을 지닌 지원 역을 통해 사람냄새 나는 연기를 보여줬다.

여기에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하면서 '2008년 충무로의 발견'으로 평가되는 장훈 감독.

그는 이미 전작을 통해 두 남자의 충돌과 대립, 소통을 거칠지만 적나라한 직설화법으로 풀어내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깡패 같은 스타와 배우를 꿈꾸는 깡패처럼 좀처럼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의 조합에서 매력을 이끌어냈듯이, 파면당한 전직 국정원 요원과 버림받은 남파 공작원의 사이 또한 장훈 감독의 탄력 넘치는 연출력으로 흥미롭게 풀어갔다.

의형제 역시 장 감독 특유의 장기가 돋보였다. 두 주인공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도심 속 아파트나 남가좌동 주택가 좁은 골목 사이에서 펼쳐지는 아슬아슬한 추격신 등 영화 속 로케이션 촬영 장면들은 그의 연출력을 더욱 빛나게 했다.

   
 
 
장 감독은 지난 5일 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두 주인공의 캐스팅에 대해 "처음에는 두 배우를 캐스팅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조차 못했다"며 "하지만 송강호 선배님과 강동원씨 모두 시나리오를 재미있게 보고 손을 내밀어 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동원씨와 송강호 선배는 짐승 같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는데, 매 촬영 때마다 느꼈다"며 "촬영 전후에는 스태프들이나 동료들의 분위기를 좋게 만들었고,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무서운 집중력을 보였다. 그 점에 매우 놀랐다"고 두 배우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쉬리' '태풍' 등 한국영화 속에서 심심찮게 소재로 등장했던 남과 북. 그 동안 대부분의 영화에서 북한은 국가적인 위협을 가하는 '적'으로 그려져 왔다. 주인공들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각기 다른 이념을 내세우며 갈등했다.

그러나 의형제는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이라는 주인공들의 신분 설정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남북 소재 영화들과 차별성을 지닌다. 이는 단지 캐릭터의 출신이 남한과 북한일 뿐이며, 이념에 따른 갈등이 아닌 서로 다른 두 남자의 '소통'에 관한 영화이기 때문이다.

한규(송강호)와 지원(강동원)은 국정원 요원과 남파 공작원이라는 신분으로 처음 만나게 된다. 하지만 남과 북이라는 이념 아래 적이었던 두 남자의 진짜 이야기는 한규가 국정원에서 파면당하고, 지원이 북에서 버림받은 후부터 시작된다.

한규는 잃었던 명예를 되찾기 위해, 지원은 배신자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서로에게 접근한다. 의심과 감시의 순간이 교차되면서 오히려 두 남자는 서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된다. 이념이 아닌 개인적인 감정이 소통하는 순간 서로의 인간적인 면을 이해하게 되는 것.

이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비록 평범하지 않게 만났지만, 평범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다를 바 없다. 때로는 긴장감을 때로는,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의형제는 개봉 첫 주 예매 점유율 18.2%를 기록하며, 아바타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아주경제= 인동민 기자 idm8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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