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고배당'…론스타 투자금 회수 목적?

외환은행이 실적보다 과한 배당으로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지분의 절반이 넘는 금액을 몰아줬다.

이번 배당으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6년 5개월만에 투자금의 95%를 회수하게 됐다. 게다가 연내 외환은행이 매각되면 추가로 5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은행 측은 지난해엔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을 적게 했던 것일 뿐 올 해 배당수준이 고배당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지난해 대부분 은행이 배당을 포기했던 만큼 업계에선 석연치 않다는 반응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일 외환은행은 보통주 1주당 51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시가배당율은 3.6%, 배당금총액은 3289억248만원이다.

실적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배당수준은 실적개선폭보다 월등히 높아 결국 최대주주인 론스타의 투자금 회수를 도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외환은행은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8917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08년 대비 13.9%(1091억원) 증가한 정도다. 하지만 배당은 주당 125원에서 510원으로 4배 넘게 올렸다.

게다가 매출액은 오히려 전년 대비 27.9% 감소한 16조 3882억여원, 영업이익은 38% 줄어든 7152억여원으로 나타났다.

이번 배당으로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챙긴 금액은 모두 1678억원으로 이는 지분의 51%에 해당한다.

배당을 통해 론스타 투자금 회수를 돕는 것 아니냐는 지적은 비단 올해 사례만 두고 나온 것이 아니다.

외환은행은 대부분 은행이 배당을 중단한 작년에도 배당을 실시, 2007년 이후 4년 연속 배당을 결정했다. 4년간 배당 총액은 1조5058억원이며 론스타는 이 중 절반 이상인 8560억여원을 배당으로 이미 확보했다.

여기에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하면서 받은 1조1900억원까지 합하면 론스타가 회수하는 돈은 2조487억원이다.

외환은행 인수 6년 5개월 만에 전체 투자금의 95%를 회수한 셈이다.

또 향후 외환은행이 연내 매각되면 론스타는 추가로 약 5조원에 이르는 수익을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외환은행 관계자는 "2008년엔 금융위기에 때엔 자본 확충을 위해 배당을 적게 했다"면서 "지금은 실적이 많이 회복된 데다 론스타의 배당률은 금융위기 전보다 20% 정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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