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 대주주가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의 데드라인(7일)을 무시하면서, 채권단과 그룹 모두 그야말로 폭풍전야의 '초긴장' 상태에 놓이게 됐다.
8일 현재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뿐만 아니라 관련 부채를 지고 있는 은행주의 낙폭이 확대되는 등 증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현재 금호산업 협력업체 임직원 200여 명이 금호아시아나 본관 현관을 점거하고 오너 일가의 사재출연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미 민 회장이 대주주의 모럴헤저드에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감정의 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상태라, 채권은행과 금호그룹이 어떤 타결을 볼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8일 금호그룹 채권단은 오후 2시반에 금호그룹의 생사를 결정하는 긴급회의에 들어갔다.
우선, 긴급회의에서 다뤄질 가장 중요한 안건은 지난해 말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율협약 방식의 구조조정 방향을 수정할지 여부다.
채권단은 당초 자율협약 대상 계열사들에 1년간 채권단 채무를 연장해주고, 3년간 대주주의 경영권을 보장해 주기로 했었다.
하지만 금호家 일부 대주주가 채권단에 보유 계열사 주식의 처분 위임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채권은행들은 자율협약 대상 계열사와 약속했던 경영권 보장을 철회할 방침이다.
채권단 고위 임원은 "채권단 쪽에서 이미 손실을 보겠다고 한 상황에서 대주주가 버티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데드라인을 넘겼으니 그에 상응하는 처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호석유화학의 지분은 박삼구 그룹 명예회장과 아들 박세창 경영전략본부 상무가 지분의 11.96%,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 부자가 17.08%를 소유하고 있다.
또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 고 박성용 회장의 아들 박재영씨가 4.45%,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 박철완 부장이 11.9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채권단은 오너 일가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금액 자체는 그리 크지 않지만, 보유 주식이 경영권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룹 통제 차원에서 대주주가 보유 주식을 넘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현재 열리고 있는 긴급회의에서 금호 오너 일가가 보유 주식 처분에 동의할 수 있도록 압박 공세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현재 대기중인 3800억원의 신규자금을 협력업체에 지원하고, 이번달말까지 구조조정의 큰 그림을 그리려면 '압박' 밖에는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만약 금호그룹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되면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에 처해 줄도산의 위기에 처해질 것이 불 보듯 뻔하고, 구조조정 기간도 수년이 걸리는 등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채권단은 금호조정 향배와 관련, 이날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긴급회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miho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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