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동경 와세다대학교 대학교내에 총장실에서 이루어진 아주경제와의 단독인터뷰에서 시라이 카츠히코(白井克彦)총장은 ““와세다는 이병철・이건희 부자 같은 국가간의 대립을 능가하여 방향성을 잡아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와세다대학교는 2007년에 창립125주년을 맞이하여 “제2의 건학(建学)”이라는 대목으로 새로운 도약을 향해 앞서가고 있는 중인데 동 대학교의 롤 모델로 삼성부자를 삼았다.
또한 한일 양국의 발전을 위해서는 양국의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과 협조를 통해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의견을 말하며 그러한 발전을 주도하는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와세다대학교는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시라이 카츠히코 와세다대 총장과의 일문일답.
--와세다대학교 동문인 이병철 이건희 부자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현 삼성을 만들어온 둘은 매우 중요한 기업인이며 향후 삼성의 도약을 기대하는 것과 함께 고마운 사람이다. 향후 일본기업 입장으로서는 “너무 의욕 넘치지 않았으면…”라는 식으로 말할 수 도 있지만
--삼성 매출 100조 영업익 10조를 달성했다.
기쁜 일이다. 성립자인 이병철회장도 와세다의 분위기를 가진 선배로서 우리의 자존심이다. 특히 이건희 전회장은 이공계 교수직을 맡아 왔고 특히 정보통신측면에서 삼성의 성장은 피부로 느꼈다. 현재의 삼성을 만들어온 사람이고 또한 와세다 동문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
--와세다대학교는 2007년에 창립125주년을 맞이했다. “125”라는 숫자에는 무슨 뜻이 있는가.
와세다대는 일반적으로 50년 주기로 창립기념회를 열지만 100과 150사이에 있어도 문제는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과 와세다대 창철자인 오오쿠마 시게노부(大隈重信)씨가 인생 125년 설을 논하고 있다. 이것은 독일의 학자의 학설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당시 오오쿠마는 일본에서 유명한 의료학자 노구치 히데요(野口英世)와 만남에서 노구치는 오오쿠마에게 정신이 건전하고 바른 생활을 하면 125년의 삶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믿어서 125라는 숫자에 대해서 집착했고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수양이라는 와세다대의 신념을 만들었다. 와세다대학교의 상징인 오오쿠마당도 125자(약37m)높이다. 와세다대를 상징하는 숫자라고 할 수 있다.
--시라이총장은 2007년 이후 제2 건학이라는 대목 속에서 새로운 와세다를 만들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은데 새로운 와세다가 추구하는 인물상은 어떤 인물인가?
제2의 건학에서 배출하고자는 인물은 글로벌(국제적인)한 인재이며, 특히 동북아의 사람들이 아시아권이라는 공공동체 구상할 때 모든 아시아사람들의 중심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고 자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재들이 공부하기 쉽고 공부하면서 뜻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이것은 와세다대 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국가의 대학교 협력해서 구축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것이 와세다대의 제2의 건학의 중심적인 내용이다.
일본만을 보지 않고 전인류적인 사명감을 가진 인간이어야 하고 진취의 정신으로 새로운 도전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삼성은 그러한 인재를 육성하고 있고 삼성도 그러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호암과 이건희전회장은 와세다에서 배운 그러한 진취의 정신을 발휘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일본 유학을 통해 경영에 대한 근본적인 생각이 구체화된 것 같다. 한국만을 상대로 한국인만을 고용하는 집착이 있었다면 현 삼성은 없었다고 본다. 호암이 청년시절에 일본을 상대로 무역업을 개시한 것도 그러한 한국만을 고집하는 집착이 없었기 때문이고 현 삼성은 일본과의 교역, 세계를 상대로 세계의 삼성을 만들었다고 본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시장만을 보는 기업을 성장하지 않다. 세계시장에서 어떤 식으로 해야 살아남는가? 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서로 자유롭게 교역을 통해서 서로가 성장하는 길을 모색할 수 있으며 한 구역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난 이야기다. 호암은 처음부터 그런 사상이 있었고 경영이나 폭넓은 생각을 갖고 삼성을 만들었다고 본다. 와세다는 호암 같은 국가간의 대립을 능가하여 방향성을 잡아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리더를 육성하고자 한다.
--한국에는 방문한 적은 있나?
한국에는 2달에 한번 방한한다. 여러 회의가 있어서 방한 일이 있는데 예를 들어 조경고연(早慶高延)회의나 한국에 협정 맺은 여러 대학과의 회의를 하기 위해 방한한다. 한때 와세다 학생의 3분1은 아시아(한국, 중국, 대만 등)학생이 차지했던 시기가 있었다. 2차대전 이후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또다시 늘어나고 있다. 현재 한국인 학생은 약800명 정도가 다니고 있다.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국기업과 일본기업이 발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공동개발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본의 소니와 한국의 삼성은 공동개발을 통해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것은 위험부담도 감소하는 하나 방법이다. 서로의 종합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쟁과 협조가 필요하다. 과도한 경쟁은 비용과 효율성이 떨어진다. 또한 과도한 협조는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반을 제외하는 요인이다. 적절한 경쟁과 협조의 공존이 한일 양국의 기업과 국가가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시라이총장이 생각하는 리더로서의 조건은?
큰 꿈을 갖고 있으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 가능한 사람을 육성한다. 꿈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력이 중요하다. 그러한 인재가 글로벌시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라고 생각한다. 와세다대 창설자인 오오쿠마는 “정체는 사멸이다”라는 말을 했다. 정체했을 때는 끝을 의미한다. 나쁜 점은 수정할 필요가 있다. 비지니스에서도 그렇다. 삼성도 정체하지 않고 도약의 길을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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