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MBC 엄기영 사장은 "책임경영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그만두라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전격 사퇴를 결정했다.
이날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회가 자신의 인사안과 다른 인물을 MBC 이사진(보도 및 TV제작)으로 선임을 강행하자 방문진에 사직서를 제출한 엄기영 사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방송의 독립성과 MBC 경영의 자율성을 보장하라고 만든 조직 임에도 불구하고 방문진 이사회가 새 MBC 이사진 선임을 강행해서 사퇴하게 되었다"며 6월 지방선거 출마설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생각이 없다. 좀 쉬고 싶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엄 사장은 이날 MBC 인트라넷에 올린 자신의 글에서 "MBC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책임경영의 원칙은 양보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위중한 시기에 사장직을 내놓게 된 점에 대해 구성원들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사장으로 남는 것이 MBC의 위상에 오히려 누가 될 수 있는 국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임 초기부터 공영성을 강화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을 지키고 방송산업을 둘러싼 변화의 물결에 기민하게 대처하고자 했던 자신의 본래 의미가 퇴색된 상황이라고 밝힌 그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사내를 돌아본 뒤 퇴근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MBC 방송센터 1층에서 새 이사진의 출근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는 MBC 노조원들에게 격려의 인사를 전하는 것으로 MBC에서의 일과를 마무리 했다.
아주경제= 김재환 기자 krik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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