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와 돼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라는 우스개 질문이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다가 답변으로 내세운 게 용량이 크다, 잡식성이다, 사람에게 유익하다 등이었다.
돼지는 버릴 것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고기는 물론 껍데기까지 먹게 하고 하다 못해 뼈까지 제공하면서 희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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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
PIGS라고 해서 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 아이슬란드 포함), 그리스, 스페인을 일컬어 PIGS 즉, 돼지들이라고 한다.
이 나라들의 재정적자가 요즘 심각하다. 신용등급 하락은 물론이고 국가 부도 얘기까지 나오고 있으니 그 심각성을 알 수 있겠다.
그리스의 국내총생산(GDP)대비 재정 적자 비율이 12%를 넘어섰고 포르투갈이 8%,아일랜드가 무려 14.7%,스페인도 10%가 넘었다고 한다.
유럽연합(EU)이 어떻게 손을 쓰거나 감싸 안을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유럽의 위기가 미국의 가뜩이나 좋지 않은 실업률, 중국의 긴축 정책과 맞물려 고래등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의 신흥 공업 국가들의 발목을 꽉 잡고 있는 형국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미국이라는 큰 형님이 계셔서 다른 나라들의 어려움을 아우르며 나름대로 지원도 해주고 국제 공동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지만 지금은 그 형님마저 자기 코가 석자다.
오히려 동생들의 도움을 받아야 할 지경이다. 도요타 리콜 사태까지 터진 일본의 경우에는 이제는 중국보다도 국가 부도 위험도(CDS)가 높아졌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루하루가 겁이 나고 모니터를 보기가 두려운 요즘이라서 아예 몇 개월간 저 시골의 산속에 처박혀 책이나 읽다가 내려왔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는 요즘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부자들은 호황기보다 불황기에 더 투자를 했고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둬들였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은 분명 호황기는 아니다. 불황기이고 미국의 대공항에 버금가는 글로벌 위기의 시대라고 단정짓기는 어렵겠지만 분명 태평성대나 르네상스는 아닌 것이다.
물론 유럽에서 시작된 위기이기 때문에 우리와는 상관없다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 위기가 중국과 중동, 미국을 거쳐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거의 실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 지에 대해 미리미리 고민해야 하겠다.
부자들은 호황기보다는 불황기에 더 높은 수익률을 거뒀으니 우리도 그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차라리 지금 투자 상품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보유하고 있는 전 재산을 한곳에 묻어 두라는 의미는 아니다. 적당한 종목과 투자 기간을 분산하고 나누어서 투자하되 다른 시기보다 펀드나 ELS, ETF 등의 투자 상품에 대한 비중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명심해야 할 것은 투자의 기간인데 몇 개월은 물론 1~2년이 아닌 최소 3년이라는 회복 시기를 감안한 자금의 운용과 투자 비율 재조정을 실천해야 하겠다.
돼지들은 우리에게 늘 유익하고 도움을 주고 든든한 존재였다. 그 돼지들이 지금 속을 썩인다고 내치고 좇아낸다면 나중에 다가올 어려운 시기에 우리의 큰 자산을 잃는 꼴이 될 것이다.
냉정함과 객관적인 관점을 가지고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는 부자의 호시탐탐 마인드를 실천해 보도록 하자./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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