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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막판 진통 넘겼으나 여전히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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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0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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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채권단과 극적 합의를 통해 최악의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박찬구 전 회장의 경영복귀에 따른 후폭풍과 워크아웃 계열사의 강성노조 등이 암초로 남아있어 경영정상화까지는 아직 갈길이 멀다는 게 재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이 지난해 7월 친형인 박삼구 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난지 7개월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후폭풍이 예고되고 있다. 

우선 박 전 회장이 금호석화의 경영을 맡게되면 우선 그룹의 분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형제의 난과 유동성 위기 등으로 인해 사면초가에 있던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결국 형제 간 계열분리라는 카드를 선택했지만 그룹의 앞날은 녹록치 않다는게 재계 일각의 시선이다.

우선 그룹이 분할 되면서 계열사별로 대대적인 인사 이동이 예고되고 있다.

특히 금호석화의 경우 박찬구 전 회장이 7개월 만에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경영진에 대한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이밖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다.

우선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을 둘러싼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간의 갈등이 쉽게 해결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산은은 당초에 FI들이 보유한 대우건설 지분을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하고 나머지 잔여 채권 중 원금은 무담보 채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이자 부분은 차등 출자 전환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일부 FI들이 반대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대한통운의 매각 여부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통운은 금호 구조조정과 관련해 채권단 합의와 출자전환 등을 전반적으로 지켜보고 매각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상태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는 "대한통운은 그룹내에서 FI들이 가장 눈독들이는 기업"이라며 "채권단 측이 알짜기업을 일부러 망가트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또 구조조정 방안을 놓고 회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금호타이어 노조로부터 워크아웃 동의서를 받아내는 것도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현재 사측이 제시한 명예퇴직 및 퇴직을 조건으로 하는 도급사 전직신청을 받는 것에 강하게 반발하며 워크아웃 기간 중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노조동의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어 채권단의 자금지원이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그룹 오너 일가의 갈등이 더이상 고조되지 않는다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정상화가 의외로 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재계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이나 금호타이어가 현금흐름이 나쁘지 않은 축에 속하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워크아웃이 진행된다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며 "다만 오너가의 돌발적인 행동이 조금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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