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KTX와 달리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된 KTX-2의 전면부 모습
'확연히 넓어진 공간, 터널을 지나면서도 거의 느낄 수 없는 진동'.
코레일이 11일 기자단과 학계 전문가, 일반 고객 등을 대상으로 개최한 KTX-2 열차를 미리 체험한 느낌이다.
프랑스에서 수입된 기존 KTX와 달리 순수 우리 기술로 제작된 KTX-2의 첫 인상은 국내 토속 어종인 산천어를 닮아 작으면서도 날렵해 보였다. 실제로 20량 기준인 KTX와 달리 KTX-2는 10량이 보통이다.
열차 내부도 기존 KTX보다 확실히 한 단계 발전된 느낌이었다. 구형 KTX에 비해 좌석이 5cm 넓어졌다는 일반석은 한 눈에도 훨씬 넓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실은 콘센트가 각 좌석마다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석은 맨 앞과 맨 뒷 좌석에만 설치되어 있으며 쉽게 찾기도 어려웠다.
기자가 이용한 특실 좌석은 비행기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킬 정도로 시설이 훌륭했다. 좌석마다 노트북을 이용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었다. 등 받이도 수동이 아닌 자동으로 조절이 가능했다.
객실 벽면은 나무 느낌을 주는 재질로 만들어 졌으며 조명도 아늑한 느낌을 주도록 조절돼 있었다. 현재 열차 속도와 뉴스 등 정보를 제공해 주는 차내 스크린도 머리를 기대면 편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배치돼 있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열차가 출발하기 시작했다. 정확히 10시 42분에 서울역을 떠난 열차는 얼마 지나지 않아 가볍게 시속 300km 속도를 넘어섰다. 이후 줄곧 295~305km 정도를 유지했다.
속도는 기존 KTX와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열차에 앉아 느끼는 진동은 거의 없었다. 특히 터널 등을 지날때도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열차가 안정됐다.
평소 노트북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을 위한 콘센트도 특실 각 좌석마다 설치돼 있어 편리했다. 그러나 일반석에는 맨 앞과 맨 뒤 좌석에만 콘센트가 설치돼 불편했으며 그 마저도 쉽게 찾을 수 없었다. 전력 문제도 불궈졌다. 노트북 사용 중에 자주 전기가 끊겼는데 전력 공급이 원할치 않은 듯 보였다.
인터넷 속도도 너무 느렸다. 시속 300km 이상 달리는 열차안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장점이었지만 유료로 제공되는 만큼 좀 더 세심한 배려가 아쉬웠다.
운임 상승에 대한 걱정도 들었다. 시설은 업그레이드 됐지만 좌석수가 기존 KTX 대비 21% 가량 줄어 운임수입 보전을 위해서라도 운임 인상이 불가피해 보였다. 더불어 다양한 '할인 좌석'이 사라지면서 간접적 운임 인상 효과도 우려됐다.
옆에 동승한 대학생 조운범씨(24·서울대 사회과학과)는 "좌석 수도 줄은 데다 '역방향 좌석' 및 '동반석' 등이 사라져 운임 인상요인이 생겼다"라며 "운임을 올리지 않을까 걱정된다. 좌석 운용률의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이준혁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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