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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전략 출발선 선 연준, 한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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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1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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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10일 출구전략 시행을 위한 충분한 준비가 갖춰져 있다며 출구전략 출발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 출구전략 논의를 본격화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금리인상을 제외한 모든 통화 유동성 흡수 방안을 사용한 한은으로서는 미국이 출구전략을 시도할 경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

11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통화량 조절을 위한 수단으로 자산매각과 지급준비금 금리 인상, 재할인율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

Fed가 보유한 채권·증권 등을 시장에 매각해 시중 자금을 흡수하고 은행들에 대한 지급준비금 금리를 올려 대출 의욕을 꺾겠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이 이번 발언에서 기준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지 않은 것은 아직 미국 경기가 금리를 올릴 정도로는 회복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같은 조치를 통해 통화량 조절에 나설 경우 한은도 통화 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

미국의 통화 유동성이 떨어져 자금 수요가 높아지면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풀린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이 순식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도 미국이 통화량 조절에 나서면 통화 긴축을 통해 발걸음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한은이 쓸 수 있는 카드가 금리 인상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

한은은 이미 지난해 4~5월부터 시장에 풀린 유동성 직접 환수하는 방법으로 제한적인 출구전략을 시작했다.

지난해 중순 3~4개월 동안에는 금융위기 이후 한은이 시장에 공급한 통화 유동성의 절반에 해당하는 16조8000억원 규모의 환매조건부채권(RP)을 환수했다.

또 총 168조원 가량의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해 시장의 화폐 유동성을 조정했고, 163억5000만 달러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지난해 12월 17일 전액 회수했다.

출구전략의 통상적인 수순에서 지급준비율과 재할인율 인상, 기준금리 인상을 제외한 모든 방법을 동원한 셈이다.

한은이 앞으로 통화흡수를 위해 지급준비율과 재할인율을 높일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

한은이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를 5.25%에서 2.00%로 3.25%포인트 내리는 사이 지준율과 재할인율에는 손을 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한은이 지준율과 재할인율을 인상하면 이는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수준이 된다.

또 한국은 미국과 달리 지급준비금에 금리를 주지않아 미국처럼 지급준비금 금리 인상을 통한 통화량 조절은 불가능하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급준비율 조정 가능성에 대해 "현재는 지준율, 재할인율 변경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기준

금리 외에 다른 수단은 통화정책으로는 큰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미국이 통화량 조절에 나설 경우 한은이 쓸 수 있는 카드는 기준금리 인상밖에 없다는 얘기다.

민간금융기관 관계자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통화량 조절에 나설 경우 한은도 통화 안정성 확보를 위해 통화 정책을 써야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준금리 인상 이외에는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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