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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수정, 정총리 '안전부절'...여당 '허송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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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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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총리, 4월까지 수정안 입법 절박한 호소
여당내 세종시 갈등 증폭...'전면전' 치달아

꼬일대로 꼬인 세종시 수정논란이 좀처럼 해결의 기미를 찾지 못하자 정부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세종시 해결에 총대를 멘 정운찬 국무총리는 11일 세종시 수정처리를 4월국회까지는 마무리해야 한다며 여당의 단결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그러나 입법권을 거머쥔 한나라당은 적전분열로 전의를 상실한 모양새다.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는 이날도 지리한 공방을 이어가면서 허송세월을 보냈다.

◆세종시 총대 총리, 입법 조속해결 촉구

정운찬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시 수정안 발표 한달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종시가 올 상반기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잘못하다가는 영구미제가 될까 걱정 된다”며 조속한 법안처리를 촉구했다. 이어 “사실 2월국회에서 처리하고 싶었지만 모든 일은 절차가 있는 만큼 국회, 정치권과 소통해 4월에는 처리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정 총리는 수정안의 조속한 입법 배경에 대해 “지난 7년간 사업이 지지부진해 세종시 원주민이 겪어온 정신적, 경제적 고통을 감안한 것으로 6월에는 지방선거가 있어 힘들고 9월이면 정기국회여서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수정안 통과가 늦어지면 기업이나 대학이 투자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고 매몰 비용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도 덧붙였다.

세종시 수정안의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여론전의 분수령이 될 설 연휴(13∼15일)을 앞두고 민심에 호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세종시 수정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를 만날 계획 등을 묻자 "총리라는 자리가 정치 지도자를 만나 이런저런 건의를 드리고 정치지도자간 대화를 주선하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동안 박 전 대표를 만나고 싶다거나 박 전 대표와의 회동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혀 왔던 것과는 사뭇 달라진 것.

최근 이명박 대통령의 이른바 ‘충북 발언’을 놓고 박 전 대표와 청와대가 전면 충돌하는 상황에서 정치적 기반이 약한 정 총리가 중간에서 ‘다리’ 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현실 인식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현재 정치 상황은 대화가 잘 이뤄지지 않고 현재로서는 (내가) 대화를 주선할 수 있는 힘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정치 상황이 덜 경직되고 더 유연하게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그러면서 “여전히 세종시를 정치적 눈으로 보는 측면이 많고 지역과 지역의 대립구도로 몰아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대한민국 미래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 총리는 미래를 말하며 수정안 처리를 위한 여권의 대동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도 멈추지 않는 치킨게임을 이어갔다. 여권내 세종시 갈등이 더욱 증폭되면서 일각에서는 세종시 민심이 시간을 끌수록 정리되기는 커녕 더욱 양극으로 치닫는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활활타오른 ‘여-여갈등’ 허송세월 되풀이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시 상암DMC 누리꿈스퀘어에서 국회의원ㆍ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가졌지만 친박계 의원들 대부분이 불참하는 반쪽 회의로 전락했다. 친박계 의원 대부분이 청와대의 ‘사과요구’발언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참석을 계획했다가 참석하지 않은 한 친박계의원은 "지금 상황에서 회의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불참의 뜻을 밝혔다.

참석을 한 몇몇의 친박계 의원들의 경우에도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친박계 한 초선 의원은 "황당할 뿐이다"며 "더 이상 할 말 없다"고 언급을 피했다.

친박계 한 재선 의원도 "무엇을 사과하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에서 한 이야기를 왜 우리가 사과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한나라당의 지도부들은 이런 당의 분위기를 인식한 듯 회의 인사말에서 '당의 화합'을 연신 강조했다.

정몽준 대표는 "나는 친이도 친박도 아닌 사람이다"며 "친박도 되고 친이도 되면서 당의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사람들은 우리를 주류와 비주류로 나누는데 나는 그것의 구분을 잘 모르겠다"며 "현안에 대해 처리를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는 우리는 모두 주류"라고 밝혔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요즘 여러분이 여러가지로 심란하실 텐데 당 지도부들이 제대로 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나는 이번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오늘은 당헌 당규를 위해 이 자리에 모였으니 이 외의 주제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말았으면 한다"며 "오늘은 화합과 단결의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지도부가 당내 갈등를 긴급 진화하고 나섰지만 여전히 친이.친박 간 갈등은 끝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설 연휴 이후 '세종시' 민심을 잡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겨 향후 세종시 수정안 국회 통과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정 대표는 회의 개회식을 마치고 기자들을 만나 "대통령의 뜻이 잘못 전달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당시 상황을 보고 받아서 알고 있는데 대통령은 단체장에게 한 말이었다"면서 여권 갈등 봉합에 힘썼다.

아주경제= 차현정, 팽재용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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