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밸리 경영기획실장 이정희 이사 |
외형적인 부분에서 국내 LED 산업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큰 성장세를 보여 온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정부는 11대 차세대 주요 분야 원천 기술 강화를 강조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LED 산업에만 총 1148억 원을 지원한다고 밝힐 정도로 이 분야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졌다.
하지만 LED 부분은 미국.유럽 등 선진업체부터 중국.대만 같은 아시아 국가까지 경쟁적으로 산업에 진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대대적인 구조 변화가 예상된다. 때문에 초기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주목할 것은 해외 선두 기업들 대부분이 LED 칩 등 핵심부품의 원천기술과 장비 공급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대부분의 국내 기업들은 확고한 기술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예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분에서 선두를 차지하며 산업 규모가 커져가던 상황에서도 이익의 상당 부분은 핵심기술을 보유한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가마우지 현상’이 LED 산업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450여 개에 이르는 국내 LED 관련 기업들 중 60% 이상은 중소 조명업체들이다. LED 칩을 다루는 기업도 대부분 패키지 공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LED 칩을 제조하는 곳은 극히 드물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LED 칩은 완제품에서 원가의 60~70%에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요 분야다. 아울러 시장의 급성장으로 LED 공급이 부족한 현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칩 제조 부분 경쟁력 확보는 시장 토대 마련의 첫 번째 과제이다.
이 가운데 칩 제조공정의 가장 핵심적인 설비로 꼽히는 ‘유기금속화학증착기’(MOCVD)는 독일과 미국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어 국산화를 통한 경쟁력이 시급하다.
이런 장비 개발 능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 7월 정부도 3년간 50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자금을 투입해 2011년까지 LED 장비 국산화율을 40%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 성과로 올해는 국내 기술의 MOCVD 장비가 제조 공정상에 적용된다. LED 칩 제조 공정에서는 반도체 기술이 필수적인데 우리나라는 그 어느 나라보다도 반도체 기술 강점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도 매우 크다.
이제는 이러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다음 단계로 칩 경쟁력을 향상 시킬 수 있는 기술 개발 협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LED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한때의 붐 조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관련 기업들은 전 방위적인 노력을 한데 모아 우리 기술로 생산되는 칩의 경쟁력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효율을 달성해 내고, 주요 분야에서 기술 격차를 더욱 줄여나갈 수 있는 저변을 지금부터 착실하게 마련해 나가야 한다.
이들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새로운 소재와 기술 등 혁신적인 경쟁력도 이끌어 내야 한다. 그것이 태동하는 LED 시장에서 먼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가장 필수적인 단계로 이는 향후 연관 분야와의 공동 성장을 위한 든든한 토대가 되어 줄 것이다.
앞으로는 당장의 실익을 위한 투자보다는 핵심기술을 이용해 얼마나 가치 있는 제품을 생산해 내느냐가 LED 산업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고 준비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지금부터 시작한다면 세계 톱3의 LED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정부의 원대한 계획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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