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의 트렌드 브리핑] 콘텐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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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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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TV, 라디오와 메이저 신문사 독점 시대가 깨지고 케이블TV, 위성방송, 통신사 IPTV, DMB, UCC, 인터넷방송, 온라인신문, 블로그, 스마트폰 등 다종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기기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콘텐츠시장이 불에 덴듯 뜨겁다.

한 가지 콘텐츠가 여러 미디어에 실릴 가능성도 넓어졌지만 채널 한 개마다 24시간이 곱해져 거의 무한정 늘어난 시청취 시간대를 감당할 콘텐츠 수요는 백사장 모래알만큼 많아졌기 때문이다.

요즘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에서 그나마 오래 머무는 채널은 B급 리얼버라이어티쇼와 막장 드라마, 자극적인 소재의 페이크라마(재연 드라마) 등이다. 스토리와 장면을 억지로 꾸며 그날그날 자극의 강약을 달리해 궁금증을 유발한다.

인터넷 기반 미디어들이 쏟아내는 인기 콘텐츠들은 노골적인 규범 파괴의 산물이 많은데, 대부분 대중들을 홀리거나 선동하는 데 골몰하는 것들이다. 1·2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매출 비중이 높은 콘텐츠는 '게임'과 '운세상담'이며 무선인터넷 휴대폰 이용자들이 기꺼이 결제하는 콘텐츠 중 가장 인기있는 것은 '야사'와 '야애니'로 알려져 있다.

1인 미디어로 각광받는 인터넷방송은 별표나 풍선 등 디지털 머니를 벌기 위해 혈안이 된 몇몇 젊은 여성 방송자키(BJ)들의 막말 방송이 주도하고 있다. 온라인 신문과 블로그에 반복적으로 댓글이 달리고 조회수가 상위권으로 치솟아 클릭해보면 거의 어김없이 신빙성 희박한 정치적 주장이다. 고학력 인플레와 대량 실업 시대 심란한 민심이 수요처다.

모두 대중적인 인기와 수익을 얻기 위해서 물불을 가리지 않는 콘텐츠시장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소위 '질(質)이 떨어지더라도 돈이 되는 콘텐츠'에 올인하는 양상이다. 한마디로 '돈이 되는 저질 콘텐츠의 양산'이다.

이런 현상은 얼마나 오래 갈까?

이미 과잉 투자된 장비와 인력, 시설들의 본전이 회수될 때까지 갈까? 아니면 '양질의 돈이 되는 콘텐츠'들이 짠 하고 나타나 저질들로부터 대중과 광고주의 관심을 싹 걷어가는 시기와 맞물려 사라질까? 이도 저도 아니면 정부의 미디어정책 변동과 정치적 변수에 따라 라이프사이클이 정해질까?

아직 딱 부러지게 답을 낼 수 없지만 저질 콘텐츠들의 운명을 예감케 하는 분명한 조짐은 있다.

바로 3D 영화 '아바타' 열풍과 3D TV의 시장 진입 그리고 스마트폰용 3D 증강현실 어플리케이션 개발 열기다. 한마디로 2D에서 3D로의 대규모 차원 이동 추세다. 이런 흐름에 따라 '스타벅스' 고객이 '동네 다방'을 가지 않듯 '3D'에 감동한 수요자들이 현행의 저질 콘텐츠들을 외면할 것이다. 역사가 증명한 냉정한 시장의 원리다.

더구나 B급 콘텐츠들은 태생적으로, 돈이 많이 드는 3D로 재탕하거나 재기획할만큼 투자가치가 크지 않다.

콘텐츠의 미래가 이런데도 온갖 채널들은 지금 이 순간, 유통기한 지난 채 디지털 쓰레기통에 잠자던 저질 콘텐츠들을 꺼내 되풀이해 틀어대고 있다. 전파와 전기, 정신과 시간 등 자원이 낭비되고 있다.

<트렌드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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