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의 재정위기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며 원·달러 환율이 이번 주에도 하강 레이스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4거래일 하락에 따른 단기 레벨 부담감과 외환 당국 개입이 예상돼 당분간은 1150원 선에서 거래될 전망이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일부터 4거래일 동안 12.50원 급락하며 1151.30원으로 12일 장을 마쳤다.
이는 EU가 정상회담을 통해 그리스에 지원을 벌이기로 하는 등 남유럽 위기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또 수출업체들이 설을 앞두고 네고물량을 대량 방출한 것도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우선 이달 초 환율 상승을 이끌던 남유럽 위기가 실마리를 찾아가고 있고, 국내 경기 호조세가 유지되고 있어 환율 하락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외환 딜러는 "설 이후 특별한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수급 위주의 거래가 진행될 것"이라며 "1150원 하향돌파 여부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제 회복세가 견조한 것도 환율 하락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프리드릭 뉴먼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1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5.2%로 내다보고 연말 원·달러 환율이 1075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뉴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가 높아 기준금리가 100bp 가량 오를 것"이라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이 원화가치의 평가 절상에 주된 영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기조적인 하락세를 이을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얻으며 외환당국의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국은 저환율이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환율 하락을 막기 위해 개입을 벌여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 2월 초 환율 상승분을 반영해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어 당국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한편 이달 말까지의 단기레이스에서는 1150원선을 뚫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근 4거래일 동안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진 데다, 지난 11일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미국의 지급준비금 금리 인상과 재할인율 격차(스프레드) 인상을 통한 출구전략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아직 결제수요가 많이 남아있는 데다 미국의 출구전략 시도 가능성이 열리며 시장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며 "하락세는 이어가겠지만 이달 말까지는 1150원선에서 낙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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