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동국제강으로 양분됐던 국내 후판 시장의 경쟁이 올해부터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제철이 오는 4월부터 조선용 후판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후판 수요는 국내 생산 890만t, 수입 385만t, 총 1275만t이다. 이 중 국내 업체의 생산량이 증가에 따라 국내 업계의 경쟁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증산, 신규 생산 등으로 약 200만t 증가
포스코는 약 400여만t을 생산한다. 올해 7월 준공 예정인 광양 후판 공장이 연간 200만t을 추가 생산할 계획이지만, 올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다.
동국제강의 올해 후판 생산 규모는 약 400만t에 달할 전망이다. 연산 규모 약150만t인 당진 후판공장이 지난해 10월 시제품 생산에 성공해, 올해 약 100만t 을 생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세할 현대제철의 올해 생산량은 총101만t이다. 이 중 62%가 조선용 후판. 현대제철은 지난달 5일 당진 제철소에서 첫 화입식을 갖고, 이미 비조선용 후판을 생산하고 있다. 이르면 4월 조선용 후판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후판 생산량 증가 및 신규 생산으로 올해 국내 업체들에 의해 생산되는 후판의 양은 전년대비 약 200만t이 증가한다. 이 중 수출 물량을 제외하면 약 120만~150만t이 국내 후판 시장에 추가로 투입될 예정이다.
반면 계속된 국내 조선경기 침체로 수주물량이 감소해 건조량은 줄어들었다. 수요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이에 포스코, 동국제강, 현대제철은 고객 확보를 위해 경쟁을 치열하게 벌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수입 대체, 품질 강화 등으로 승부
올해 후판 시장 진출을 선언한 현대제철은 우선 수입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국내 조선업계는 만성 공급 부족으로 연간 300~400만t의 후판을 일본·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며 "올해 조선 수주 감소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 예상되지만, 우선 수입 시장 대체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 진입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며 국내 시장 진출 성공을 자신했다.
동국제강도 수입 대체 시장을 공략하고 제품 품질 고급화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지난해 상업 생산에 돌입한 당진 후판공장은 고급강을 50% 이상 만들어 후판시장의 고급화를 이끌 예정이다.
부동의 업계1위를 차지하고 있는 포스코도 고객 만족과 품질 강화에 박차를 가한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좋은 품질의 제품 공급’을 강조하며 ‘고객 중심 경영’을 당부하는 것도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시장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선업체들은 이 같은 후판 공급 증가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급처가 다양해지면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할 수 있고 가격 협상에도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공급처가 다양해지면 우선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변화 여부는 현대제철이 물량을 공급한 이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jhle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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