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애플이 차세대 혁신제품으로 선보인 아이패드(iPad)에 콘텐츠를 공급하기 위해 미디어 출판업체들과 가진 협상에서 고객정보, 보상 모델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이번달 첫째주 동안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뉴욕타임스 임원 등 미디어출판업체 고위임원들과 만났지만 고객정보 소유권과 보상모델 등으로 인해 콘텐츠 제휴 협상이 시작부터 삐걱거렸다고 전했다.
애플의 제안이 수십년간 출판매체들의 이익을 보호해왔던 사업관행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가능성이 있어 출판매체들이 선뜻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상에 참여한 한 CEO는 "애플은 판매규모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비자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며 "이러한 관행은 출판업체들과의 콘텐츠 제휴협상에서 딜브레이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객정보는 출판업체의 매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수십년간 고객정보를 모아왔고 이 정보는 마케팅 계획에 매우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뿐 아니라 적지않은 경우 콘텐츠 발행 자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애플의 이같은 고객정보 비공개는 출판업계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할 수 있다.
스웨덴의 잡지사인 보니어의 사라 오발 부사장은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수십년간 독자정보를 모았다"며 "이러한 정보는 출판매체 뿐 아니라 광고주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보상 모델에 대한 불만도 제기됐다.
애플은 판매금액의 70%를 출판매체에 배분하고 소비자 가격 결정권을 유지하도록 하는 정책을 제안했다. 그러나 구독예약 등 고객들로부터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감안하면 애플의 제안은 그다지 합리적이지 않다고 출판업체들은 지적했다.
즉, 고객들로부터 반복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독 예약액의 3분의 1가량을 영구적으로 넘겨준다는 생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출판업체들이 아이패드에 콘텐츠를 공급하려는 의지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패션잡지인 보그의 콩데 나사트 발행인은 "아이폰의 지큐(GQ) 애플리케이션 성공에 힘입어 아이패드용 지큐, 배니티 페어, 와이어드판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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