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메이커 테슬라모터스는 지난달 말 전기차업체로는 최초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서를 냈다.
IPO에 성공하면 미 자동차시장에서 1956년 포드 이후 첫 상장업체가 된다. 테슬라는 IPO를 통해 1억 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신생업체에 미국시장은 결코 녹록지 않은 곳이다. 미국 자동차 '빅3'의 맏형이었던 제너럴모터스(GM)는 물론 GM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 지위에 등극한 도요타도 고전하고 있는 곳이 미국시장이다.
친환경차시장 기대주인 테슬라 역시 아직 수익을 못 내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16일(현지시간) 테슬라처럼 미국시장에서 풍운의 꿈을 꿨지만 결국 명멸하고 만 자동차업체 6곳을 소개했다.
◇크로슬리모터스(1939~1952)
이 회사를 창업한 이는 미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라디오방송국을 운영하던 파웰 크로슬리다. 당시 그는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신시내티레즈도 소유하고 있었다. 디렉트메일(DM)로 자동차 부품을 팔기도 했다.
1934년 저가 자동차를 개발하기로 맘 먹은 크로슬리는 1939년 문이 두 개 달린 250 달러짜리 자동차를 백화점에 선보였다. 1갤런으로 50마일을 갈 수 있던 이 자동차는 연료사용이 제한됐던 전시체제 아래 큰 인기를 누렸다. 판매고가 늘면서 차종도 세단과 왜건, 픽업트럭 등으로 다양해졌다. 1949년에는 '핫샷(Hotshot)'이라는 스포츠카도 출시했다.
그러나 미 자동차 메카인 디트로이트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크로슬리의 인기는 추락했고 3년 뒤 회사는 문을 닫았다.
◇터커코퍼레이션(1944~1949)
기업가로 한 때 자동차 판매사원이기도 했던 프레스톤 터커가 절호의 기회를 만난 건 2차대전 직후다. 당시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공장은 재가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었지만 디자인이 구식이었다.
터커는 본격적인 자동차 생산에 앞서 IPO를 통해 4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어 공개한 게 '미래형 자동차'라는 콘셉트의 '48년형 터커'였다.
외형을 중시한 덕분에 새 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너무 비싼 가격 탓에 터커의 인기는 이내 식었다.
악재는 이어졌다. 언론의 혹평 속에 SEC가 IPO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이다. SEC의 조사는 결국 소송으로 번져 48년형 터커는 51대를 끝으로 생산이 중단됐다. 박물관과 수집가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커닝햄모터스(1950~1955)
회사 설립자인 브릭스 커닝햄은 요트와 레이스카 마니아로 2차대전이 끝난 뒤 미국형 스포츠카를 만들겠다는 꿈을 키웠다. 당시 업계를 주도하고 있던 유럽 스포츠카 메이커들과 경쟁하겠다는 게 목표였다.
커닝햄은 미국 마이애미주 웨스트팜비치에서 팀을 꾸려 단기간에 서너 모델을 선보였다. 첫 성공 모델은 1952년 내놓은 'C-4R'. 이 차는 세계적인 모터스포츠 이벤트인 르망레이스에서 4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날렸다.
문제는 스포츠카가 대중성이 없다는 점이었다. 결국 커닝햄은 회사 설립 5년만에 사업을 접었다. 순이익은 전혀 내지 못했고 5년간 생산한 자동차는 37대에 불과했다.
◇브릭클린모터스(1974~1976)·드로리언모터컴퍼니(1975~1982)·벡터모터스(1971~1993)
드로리언 |
1974년 캐나다 뉴브런즈윅주에서 주 정부의 자금 지원 아래 첫 생산에 나선 브릭클린은 처음엔 시보레의 스포츠가 '콜벳'에 비견됐다. 그러나 고비용 구조와 자본부족, 생산지연은 회사를 벼랑으로 몰아붙였다. 2년만에 회사가 망했을 때 남은 건 2300만 달러의 부채뿐이었다.
드로리언은 영화 '백투더퓨처'에서 타임머신으로 쓰인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영화 소품으로 쓰일 정도로 이상한 생김새 탓에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했다. 전체 생산대수는 9000대 가량에 불과했다.
벡터 |
1989년 나온 '벡터 V8'은 테니스 스타 앙드레 아가시가 45만5000 달러에 사들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더 큰 화제는 벡터가 아가시에게 차값을 되돌려 준 것. 자동차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던 것이다.
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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