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차례 유찰을 거듭한 신울진 원전 1·2호기 건설공사가 새로운 입찰조건으로 발주됐다. 이에 따라 이번 공사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들도 새로운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16일 입찰조건을 수정해 새로운 공고를 냄에 따라 수주를 원하는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특히 새로운 입찰 조건이 유찰 방지를 위해 컨소시엄 구성에 대한 건설사들의 자율성을 크게 제한하는 데다 일정도 빡빡해 전략 마련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수원은 우선 각 컨소시엄 대표사의 최대 지분을 기존 50%이상에서 45%이내로 제한했다. 대표사에 수주 물량이 집중되는 것을 방지하고 두번째 지분사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또 지난해 말 성사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공사를 수주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금지됐다. 더불어 이번 신울진 1·2호기 건설 공사를 수주한 대표사는 다음 국내 원전공사에 대표사로 참여할 수 없게 된다.
이 같은 조치의 표면적인 이유는 UAE 원전 사업에 시공역량을 집중하고 부족한 인력을 적절히 배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현대와 삼성이 국내외 원전수주 물량을 독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상당부분 반영된 조치라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와 삼성은 400억 달러 규모의 UAE 원전을 수주 했으니 신울진은 양보해도 되지 않겠냐는 말도 있다"며 "한수원이 이런 점을 신경 쓴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2일 PQ 마감, 10일 입찰로 이어지는 짧은 입찰 과정도 건설사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는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PQ에서 입찰까지 시간이 너무 촉박해 준비 과정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며 "참여 업체들이 내용을 숙지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시행되는 것이긴 하지만 현장설명도 없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유찰 여부다. 한수원이 유찰 방지를 위해 적정성심사기준을 변경해 유효한 입찰을 위한 부적정공종수를 전체의 30%에서 20%로 완화하고 이를 만족하는 업체가 없으면 예정가격 아래 입찰자 중 부적정공종수가 가장 적은 업체를 낙찰자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아직 유찰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평이다.
이에 따라 한수원은 부지조성공사와 원자로설비공사 등을 따로 분리해 발주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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