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에너지 먹는 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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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7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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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2600만 그루.

2000TOE(석유환산톤) 이상 에너지를 소비한 대학교 23곳이 2006년 한 해 동안 전력 사용으로 인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모두 흡수하기 위해 필요한 나무 수이다.  

이들 대학이 소비한 전력량은 79만4226MWh이고 이를 통해 배출한 이산화탄소량은 33만6752t에 이른다.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132배의 산림지대가 필요하며, 탄소배출권으로 구입할 경우 약 10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뜻한다.  

특히 이 수치에는 2000TOE 이하 에너지 소비 대학의 전력 사용량과 연료 소비량이 포함되지 않았다. 2000TOE 이상 에너지 소비 대학의 연료 소비량도 제외됐다.

더욱 더 큰 문제는 대학의 수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대학들의 에너지 소비량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녹색연합의 '저탄소 그린캠퍼스' 자료를 보면, 고등교육기관의 수는 2005년 419개에서 2008년 405개로 줄었다.

반면 2000TOE 이상의 에너지를 사용해 에너지 다소비 기관에 포함된 대학 수는 2000년 45개에서 2007년 76개로 증가했다.

이들 대학의 에너지 사용량도 2000년 13만58TOE에서 2007년 24만437TOE로 7년만에 84.9%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량 증가폭(22.5%)보다 무려 3.7배나 높은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대학의 에너지 낭비가 심한 주된 이유로 에너지 절약 실천의지가 부족한 점을 꼽았다.

빈 강의실에도 실내온도를 25도 이상을 유지하고 소등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또 노후건물이 많아 창문 등의 단열부문이 취약하고, 냉난방이 중앙집중식으로 운영되지 않는 고건물이 많다는 것이다.

개별 냉난방 기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에너지 과소비가 이뤄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환경연합의 분석은 이와 다르다.

대학 설립, 운영기준에 대한 법률이 개정된 2004년부터 대학들이 대형 건물 짓기 경쟁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법률개정 시점부터 2008년까지 4년간 교육기본시설의 면적은 16.5%, 지원시설은 31.2%, 연구시설은 30.9% 증가했다"며 "이렇게 증가된 대학의 건물들은 에너지 낭비와 공간낭비 에너지 효율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노후화된 건물이나 개별난방 시스템처럼 '어쩔 수 없는' 요인보다는 정부의 정책 시행에 따른 부정적 영향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녹색연합은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대학의 에너지 소비 구조와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부분 중 '건물부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사용 구조가 흡사한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건물부분의 에너지원별 사용량 추이와 대학의 에너지 소비 구조를 봤을 때 공히 가격이 싼 전력의 소비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국제원유 가격이 상승해 석유비용이 증가하고, 석유공급 불안정으로 인해 석유와 가스 부붐의 에너지원이 전력으로 많이 대체됐다"며 "또 석유와 가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저렴해, 전기에너지를 절약하는 등의 유인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전력 사용에 대한 에너지 절감 대책을 세우는 것을 우선과제로 삼아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녹색연합은 강조했다.

아주경제= 김종원 기자 jjong@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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