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수지 적자 폭이 계속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상수지 목표액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기획재정부 등 관련부처 등에 따르면 관세청 신고수리일 기준으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누적 수출액이 421억600만 달러, 수입액은 445억4300만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무역수지가 4억6000만 달러(확정치) 적자를 기록한 바 있어 적자 폭이 약 19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일 지식경제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 동향에서는 1월 수출이 310억8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7.1% 증가했다. 수입은 315억5000만 달러로 26.7% 늘어 1년여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반전된 바 있다.
정부는 수출입 실적이 월말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2월 적자 폭은 이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지만 EU(유럽연합)의 그리스 재정지원 결정방침이 알려지면서 오름세에서 내림세로 전환되고 있는 환율효과만을 고려하더라도 무역역조가 오히려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어 안심하기는 이른 형국이다.
무역수지 역조가 심화되고 있는 것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이상한파에 따른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 통상 경상수지에서 무역수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1월 경상수지 역시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중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 축소와 서비스수지 적자(-27억9900만 달러)가 확대되면서 흑자폭이 전달 42억8000만 달러에서 15억 20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12월 서비스 수지 적자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전체로는 운수수지의 흑자가 줄고 용선료 등 기타 서비스수입이 감소했던 반면 해외여행수지 적자폭이 2008년 92억9000만 달러에서 38억9000만 달러로 줄어 서비스수지 역조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연초 환율이 급락하면서 해외여행객이 크게 늘었던 점도 1월 서비스수지 악화에 가속도를 붙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경부 관계자는 "서비스수지 악화는 우리나라 경제가 경기회복세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해외여행 및 유학비로 나가는 지출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로 인한 비용증가의 영향도 한 몫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2010년 경제운용방향'에서 올해 경상수지 목표액을 전년 420억 달러 수준보다 크게 줄어든 150억 달러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그러나 최근들어 이같은 목표액을 '보수적'에서 '중립적'으로 선회한 바 있다.
경기회복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나 두바이발 사태에서 미국, 중국의 긴축전환 움직임, 유럽발 재정위기가 계속되면서 경기하방요인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오전 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올해 200억달러 규모의 무역 흑자 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월부터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여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 11일 배포한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 자료에서 "올해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민간 경제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낙관론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금융권에 종사하는 한 이코노미스트는 "1월 무역수지가 적자를 나타냈고 서비스 수지 또한 악화상태를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며 "올해 경상수지 목표 달성에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선국,권영은 기자 uses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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