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삼성시리즈 18] 삼성그룹의 분할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0-02-19 17:4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호암 이병철은 3남5녀, 총 8명의 자녀를 뒀다. 이 가운데 3남인 이건희를 그룹의 후계자로 삼았다. 지분 가운데 90% 이상이 이건희에게 상속됐다.
 
대부분의 기업 지문이 이건희에게 집중됐지만 삼성그룹의 규모가 큰 만큼 남은 10% 미만의 지분 역시 상당하다. 각 자녀들에게 분배된 계열 그룹은 지금의 삼성그룹 외에도 한솔·CJ·새한·신세계 등 굵직한 기업들이다.
 
한솔그룹은 삼성가의 맏딸인 이인희 고문이 맡았다. 1991년 한솔제지(당시 전주제지)로 분사해 한동안 고속성장을 일궈냈다. 2000년 자산규모 9조4000억원으로 재계 11위까지 올랐다. 1996년에는 이명희 고문의 차남인 조동만이 1996년 PCS 사업권을 얻으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IMF 파고로 그룹의 위상이 크게 위축됐다. 현재는 3남인 조동길이 회장직을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계열사는 크게 소재사업군과 솔루션사업군으로 나뉘며 한솔제지를 비롯해 총 10개의 계열사로 구성됐다.
 
CJ는 삼성그룹 제조업의 시초인 제일제당을 뿌리로 두고 있다. 때문에 설탕·밀가루 등 식품소비재 산업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CJ는 생명공학·홈쇼핑·엔터테인먼트 등 잇달아 신규사업에 성공하며 외연을 키웠다. 현재 미디어·물류·방송·영상·외식산업에 이르기 까지 종합생활문화기업으로 성장했다. 계열사만 52개에 달한다.

1995년 분할 당시 1조5000억원이었던 그룹 전체 매출은 지난해 14조4000억원으로 10배 가까이 올랐다. 재계 서열도 꾸준히 20위 권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병철의 장손인 이재현이 회장으로, 장손녀인 이미경이 부회장으로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들의 외숙부인 손경식 역시 공동 회장직을 맡아 대외업무를 총괄하는 등 조카들의 경영을 돕고 있다. 손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도 겸직하고 있다.
 
다만 2008년 이 회장의 차명재산과 관련해 그룹 임원이 조직폭력배가 연관된 살인청부 사건에 휩싸이며 구설에 올랐다. 현재 이 사건은 법원에 계류 중이다. 1심에서 해당 임원은 6년형을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아울러 이재현 체제 이후 성장동력 발굴 속도가 늦춰진 것도 약점으로 지목받고 있다.
 
차남인 고(故) 이창희 일가에게는 새한그룹이 분배됐다. 이창희는 1991년 백혈병으로 별세했다. 부인인 이영자를 회장으로 독립했지만 IMF 타격으로 2000년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당시 지분을 채권단에 양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막내딸인 이명희는 신세계그룹을 맡았다. 신세계는 자산총액 12조원으로 재계서열 19위(2008년 기준)다. 분할 당시 백화점과 조선호텔, 2개였던 계열사는 현재 14개에 달한다. 특히 할인점의 대명사인 ‘이마트’를 키워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재계에서는 이병철의 삼성 문화를 그대로 계승한 그룹이 신세계라는 말이 있다. 이건희의 삼성이 이병철 시대와 차별화를 두며 과거 삼성 문화에서 변화를 꾀했다면 신세계는 이병철의 경영철학을 그대로 계승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휴대폰 대기화면에 외조부인 이병철이 직접 쓴 ‘고객제일’(顧客第一) 휘호 사진을 저장하고 있다. 최근 호암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자와 만난 정 부회장은 휴대폰 대기화면을 보여주며 “신세계의 경영철학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물려주신 ‘고객제일’”이라고 소개했다.
 
전문경영인 체제도 성공했다. 구학서 회장은 1999년부터 지난해 11월 회장으로 승진하며 대표이사 직에서 물러나기 까지 10년 동안 신세계를 이끌었다. 오너일가의 전폭적인 신뢰에 힘입어 이마트 신화를 진두지휘했다. 지난해까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를 이끌어온 석강·이경상 상임고문도 국내 대표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아왔다.
 
올해 신세계는 전문경영인체제 그 이후를 위한 포석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정 부회장을 총괄 대표이사직에 선임한 것. 이는 동갑내기인 사촌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에 비해 한참 빠른 행보다.
 
이미 3세 경영승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 범 삼성가에서 3세 경영이 정착한 것은 CJ 다음이다. CJ가 이맹희의 공백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처음으로 3세 경영 승계를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동생인 정유경은 지난해 조선호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향후 신세계 그룹은 정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업과 정 부사장의 호텔업으로 분리될 전망이다.

아주경제= 특별취재팀 ehn@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