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 "꽃 피는 봄이 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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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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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 조선업체들이 꽃 피는 3월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대규모 해양프로젝트들의 발주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18일 외신 및 조선업계에 따르면 호주 쉐브론사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2척에 대한 입찰자격심사를 국내외 조선업체들에 타진했다.

입찰기간은 다음달 초까지다. 비록 최종 발주는 내년에 이뤄질 전망이지만, 이번 입찰자격심사에서 낙찰받은 업체는 최종 입찰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견해다.

국내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모두 참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 이후 전세계에서 발주된 FPSO는 총 33척이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9척, 현대중공업 7척, 대우조선이 2척을 각각 수주했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대형 FPSO 건조에 강점을 가진 만큼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수주 가능성이 외국 업체들보다 높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대형 FPSO를 건조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조선사들은 국내 빅3밖에 없다. 발주가 된다면 결국 집안싸움이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와 함께 브라질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는 내달 4일 드릴십(심해 시추선) 9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또한 18일에는 드릴십 및 반잠수식시추선 19척에 대한 입찰도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브라질의 국수국조(國需國造·자국에서 필요한 선박은 자국에서 건조한다) 정책으로 인해 국내 업체들의 수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페트로브라스가 지난해 발주했던 FPSO에 대한 사업권을 현지 업체가 따냈다.

하지만 국내 대형 조선사들은 현지 조선소와 전략적 제휴로 브라질발(發) 대형 호재에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지난 3일 브라질 조선업체 OSX의 지분 10%를 인수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해 현지 업체인 아틀란티코 조선소 지분 10%를 사들였다.

대우조선은 브라질 현지 조선소 지분 투자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STX조선해양은 STX유럽(옛 아커야즈)이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 조선사를 내세워 수주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 밖에도 아부다비 주재 국영석유건설회사인 NPCC는 3억 달러 규모의 파이프 설치선(pipelay barge)의 입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입찰에 참여한 조선사는 모두 5곳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응찰했다. 중국 업체 2곳과 아랍에미레이트(UAE) 조선사 1곳이 참여했다.

특히 이번 입찰의 발주사인 NPCC는 현재 선단 교체 계획의 일환으로 신조를 발주하고 있다. 또한 시설 현대화에도 나서고 있어 추가 발주도 예상되고 있다.

김홍균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부 선종들의 발주가 살아나고 있지만 수주취소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며 "현재 글로벌 조선업계는 기회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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