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의 드럼세탁기 사망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데도 회사 측이 리콜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대전시 유성구 모 아파트에서 초등학생 A군(7)이 LG전자 드럼세탁기 안에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지난 2008년 9월에도 같은 기종에서 사고가 발생해 두 명의 어린이가 숨졌다.
사망 사고가 난 제품은 지난 2008년 10월 이전에 생산된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100만대 가량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이후 LG전자는 드럼세탁기 제품 설계를 변경, 안에서도 문이 열릴 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2008년 10월부터 안전사고 방지 캠페인을 진행하고, 드럼세탁기 사용 고객들에게 무상으로 안전캡을 제공하는 등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주력해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LG전자의 캠페인은 사고 발생 당시 일회성에 국한됐기 때문에 드럼세탁기 사용시 안전사고 주의 사항도 일반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안전캡 지급도 일회적 행사에 국한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는 캠페인이 끝나 안전캡을 제공하지 않고 있어 추가 사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얘기다.
도어 설계 변경 이전에 생산된 LG전자 드럼세탁기 제품 가운데 일부는 해외에도 수출됐다.
세탁기 수명은 평균 10년 이상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같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다분하다. 특히 안전사고에 대해 비판적인 유럽 등 해외에서 이같은 사고가 발생하면 '제2의 토요타' 사태로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9월의 경우 삼성전자 지펠냉장고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삼성전자는 리콜조치와 함께 최진균 가전생활담당 대표(부사장)의 사표를 받았다.
어물쩍 넘어가려는 LG전자와 판이하게 다른 대처 방법이었다.
한 소비자보호단체 관계자는 “세계 최고의 경쟁력은 제품에 하자가 드러났을 때 뼈를 깎는 반성으로 새롭게 출발하려 노력하는데서 나온다”며 “이번 LG전자의 대응을 보면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당장 리콜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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