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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STX그룹, 대우건설 인수전…금호그룹 악몽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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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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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제2의 금호' 사태를 염려하는 눈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위기에 몰린 직접적 계기가 대우건설 인수였던 만큼 STX 역시 대우건설에 인수에 섣불리 나섰다가는 자금압박으로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것.

이런 우려를 반영한 듯 대우건설 인수 검토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지난 17일 주식시장에서 STX그룹주들은 일제히 폭락했다. STX팬오션은 전일 대비 5.86%, STX엔진 5.49%, STX 5.14%, STX엔파코 4.37%, STX조선해양 2.53% 각각 하락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STX팬오션은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6.2%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2.2%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상대수익률은 -8.4%다.

문제는 인수자금 조달이다. STX가 현재 대우건설 인수 방법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있는 것은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이다. 이럴 경우 STX는 대우건설의 지분 12.5%만 인수하면 된다. 투자금액은 1조원.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의문 부호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성기종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룹 전체 차입금 규모가 현금성 자산을 압도하는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차입금 상환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시점에서 대우건설 인수는 무리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STX 전체 차입금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7조7294억원이다. 현금성 자산인 3조3506억원의 두 배 규모다.

이런 가운데 비상장 계열사의 사전 기업공개(Pre-IPO)을 통해 재무안정 및 자금조달에 나선다는 STX의 복안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인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룹 측은 비상장사인 STX중공업과 STX에너지 STX유럽 STX대련을 국내외 Pre-IPO를 지난해 하반기에, 기업공개(IPO)를 올해 각각 마무리 해 재무상황을 안정시킬 계획이었다.

또한 STX유럽(구 아커야즈) 인수 및 중국 대련 조선해양기지 투자로 인한 자금 압박도 STX의 대우건설 인수가 제2의 금호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STX는 2007년에서 2009년까지 STX유럽 지분 100%를 1조4739억원에 인수했다. 대련 조선해양기지 역시 총투자금액이 7억2600만 달러에 달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침체로 조선시황이 악화되면서 실적이 악화되면서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STX 관계자는 "지분 및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의 자금 마련은 가능하다"고 강조한 뒤 "SI로 참여할 경우 3년간의 우선협상대상 기간이 지난 뒤 경영권을 확보할 때까지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는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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