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드는데 늦었다. 이제는 새로운 경쟁 시스템이 시작됐고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SW) 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결과물이 나오도록 하겠다."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최지성 사장은 지난 1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0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성어린 목소리로 에코시스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무기로 스마트폰 시장을 강타하고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기존 휴대폰 시장의 경쟁 패러다임이 바뀌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등 휴대폰 시장 늦둥이들의 반란으로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고 에코시스템 전쟁이 촉발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독자 플랫폼인 '바다(bada)'를 개발해 모바일 에코시스템 구축의 첫 발을 내딛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하드웨어(HW)에 집착해 SW 경쟁력 확보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지난해 3.3%의 점유율에 그쳤다.
전체 휴대폰 시장에서 20% 점유해 세계 2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자존심을 구긴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SW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 2008년 모바일솔루션센터(MSC)를 설립하고 에코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최근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2010에서 바다 플랫폼 기반의 첫 스마트폰인 '웨이브(Wave)'와 애플리케이션 스토어인 '삼성 앱스(Apps)'를 공개했다.
웨이브의 초기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아이폰을 능가하는 터치 속도와 '슈퍼 아몰레드(Super AMOLED)', 1Ghz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탑재한 고사양 제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에코시스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관건이다.
따라서 삼성전자는 '삼성 앱스(Apps)'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애플, 구글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기 이전에 상생의 에코시스템을 가동해 새롭게 바뀌고 있는 모바일 생태계에 빨리 익숙해져야 한다.
다행인 것은 삼성전자 수뇌부가 에코시스템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고 MSC를 중심으로 SW 분야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도 최근 인텔과 손잡고 공동개발한 모바일 OS '미고(MeeGo)'를 공개했다.
미고는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한 모바일 OS다. 노키아의 태블릿 PC용 OS인 마에모(Maemo)와 인텔의 모바일 OS인 모블린(Moblin)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동통신사들의 에코시스템 구축도 눈에 띈다.
제조업체 위주의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자리를 잡자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도매 애플리케이션 커뮤니티(WAC)'라는 슈퍼 앱스토어 연합체를 구성했다.
이통사들이 주체가 되는 글로벌 앱스토어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여기에는 세계 주요 이통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에코시스템은 독자적으로 구축되는 것이 아니다. 제조업체, 개발업체 등의 상생체계가 있어야 가능하다. 새로운 경쟁 모드인 에코시스템을 통해 모바일 관련업계가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주경제=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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