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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통한 욕망을 노래한다... 오페라 3편 무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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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2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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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욕망의 가장 극악적인 표현인 ‘살인’을 주제로 한 오페라 3편이 공연된다. 권력을 쫓는 거침없는 욕망 ‘맥베드’를 비롯해 사랑의 욕망이 낳는 비극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성적 욕망이 낳는 죽음 ‘룰루’가 올해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19~20세기 유럽 무대를 뒤흔든 세 가지 살인 비극이 국립오페라단에 의해 무대에 올려진다.

먼저 셰익스피어 작품 중 가장 잔혹하다고 할 수 있는 맥베드는 이탈리아 작곡가 주세페 베르디에 의해 오페라로 옮겨졌다. 플롯은 한층 단순하고 명확해지고 비극은 더욱 강조됐다. 1847년 피렌체 초연 당시 벨칸토 오페라를 뛰어넘어 베르디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스코틀랜드의 장군 맥베드는 곧 왕이 될 것이라는 마녀의 예언과 아내의 부추김으로 국왕을 살해하고 왕좌에 오른다. 그러나 친구의 자손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는 또 다른 마녀의 예언에 살인을 멈추지 않는다. 그러나 결국 맥베드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들고 일어나게 되고 막두프의 칼에 죽임을 당한다.

지휘는 이탈리아 지휘자 마르코 발데리가 맡는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의 ‘노르마’ ‘사랑의 묘약’ 등에서 세련된 지휘를 선보였다. 국립합창단과 코리안 심포니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

스페인‧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오페라 무대에서 활동해 온 바리톤 고성현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맥베드에 출연한다. 한국인 테너 가운데 최초로 2008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에 선 이정원이 맥베드를 처단하는 막두프 역을 맡는다. 남편을 부추겨 욕망을 실현하지만 결국은 미쳐버리고 마는 레이디 맥베드로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각광받는 소프라노 알레산드라 레짜가 광기 어린 연기를 보여준다. 3월 12‧14‧16‧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입장권 1만~15만원.

4월에 선보이는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는 1835년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초연됐다. 작곡가 게타노 도니제티에 의해 오페라로 옮겨졌다. 주인공 루치아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지만 오빠의 계략과 오해로 돈 많은 부자와 결혼하게 된다. 뒤늦게 연인의 마음을 알게 된 루치아는 남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한다는 내용이다.

   
 '맥베드'의 고성현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의 신영옥                     '룰루'의 박은주
 
소프라노 신영옥이 루치아 역을 맡아 눈길을 끈다. 그는 1995년 캐나다 공연 당시 이 역을 맡아 ‘극장 역사상 가장 위대한 광란의 장면’이라며 캐나다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남편을 죽이고 피묻은 잠옷을 입은 채 15분 동안 부르는 ‘광란의 아리아’는 최고의 장면으로 꼽힌다.

11월에 공연되는 룰루는 국내 초연으로 독일 작곡가 알반 레르크의 작품이다.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희곡 ‘대지의 정령’과 ‘판도라의 상자’라는 ‘룰루의 희곡’을 토대로 작곡가가 직접 대본을 작성한 것에 19세기 말 런던을 공포에 몰아넣은 ‘살인마 잭’의 실화가 결합되면서 오페라 룰루의 대본이 완성됐다.

난해한 관현악 반주와 팜므파탈의 치명적 살인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1937년 초연된 이래로 논란의 중심에 서 왔다. 룰루 역에는 독일 도르트문트 국립극장의 주역가수 소프라노 박은주가 맡았다. 문의 02-586-5282.

아주경제= 이정아 기자 ljapcc@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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