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공급 차질을 불렀던 그리스 세관 파업이 파업을 시작한 지 6일 만인 22일 끝났다.
그리스 관세공무원연맹은 전날 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22~23일 예정된 파업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리스 법원은 지난 20일 관세공무원들의 이번 파업을 불법 파업으로 판결했다.
관세공무원들은 정부의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에 반발, 지난 16일부터 사흘 간의 파업을 벌인 데 이어 19일부터 이틀 간의 파업을 3회 진행, 오는 24일까지 파업을 끌고 나가기로 한 바 있다.
각각 조합원 200만명과 60만명을 둔 민간 및 공공부문 최대 노조단체인 노동자총연맹(GSEE)과 공공노조연맹(ADEDY)도 24일 공무원 임금동결과 보너스 삭감 등에 항의하는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관세공무원들의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지난 주말 수도 아테네를 포함하는 아티카 도(道)에서는 유류 공급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등 수출입 통관 업무 차질에 따른 여파가 나타났다.
아테네 도심 주유소들의 비축분이 바닥나기 시작한 가운데 일부 주유소는 제한 판매에 들어갔고 주유소에는 주유하러 몰려든 차량들이 기다란 행렬을 이루기도 했다.
관세공무원들이 파업을 거둬들였지만, 국제금융시장은 오는 24일 예고된 노동자총연맹과 공공노조연맹의 동시 총파업을 그리스 정부가 재정위기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를 가늠해보는 잣대로 삼고 있다.
스타티스 아네스티스 노동자총연맹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대성공이 될 것이며 온 나라를 마비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7%로 추정되는 재정적자를 올해 8.7%로 낮추는 데 이어 2012년까지 2.8%로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운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노동계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은 그리스가 올해 재정적자 4%포인트 감축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오는 3월16일까지 추가 긴축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며 그리스를 압박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 또한 그리스 정부가 내놓은 '안정 및 성장 프로그램'으로는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판단 아래 결국 국가부도 위기를 면하려면 EU 또는 국제통화기금(IMF) 등 외부의 금융지원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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