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미미크리, 경제 일으키는 요술지팡이"

“막 시작된 바이오미미크리(biomimicry·생체모방)는 21세기 환경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경제를 일으키는 요술지팡이의 노릇을 하는 신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어령 이화여대 석좌교수(전 문화부장관)는 23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 조찬강연에서 “산업시대의 기계기술과 정보시대의 지식기술을 바이오미미크리 생명기술로 바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교수는 “산업혁명이 주도해온 산업자본주의와 지식정보 혁명이 이끌어온 금융자본주의는 그 유통기간이 다해가고 있다”며 “발전모델과 기술을 바꾸지 않으면 오늘날 같은 금융·환경·윤리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3차원(3D) 입체 블록버스터 영화인 ‘아바타’에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전한 의미를 되새겼다.

지하자원을 얻기 위해 판도라 행성을 정복, 파괴하려는 지구인과 영적인 생명의 숲과 소통하며 생활하는 나비족 사이에 벌어지는 드라마는 우리가 그간 살아오며 당연시 해오던 산업·금융자본주의 실체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체험하게 해준다는 것.

이 교수는 “영화의 글로벌 충격은 3D 입체영상의 기술이 아니라 캐머런 감독이 보여준 그 컨텐츠의 혁명성에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라 그는 “끊임없이 만들고 낭비하고 버리는 산업·금융자본주의를 버리고 자연과 교감하는 생명자본주의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바타의 비극을 통해 또 한 번 바이오미미크리 생명기술로 바꿔야만 할 당위성을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지금 지구상에는 희귀금속 등 지하자원을 확보하고 보전하고자 하는 전쟁이 수없이 벌어지고 있다”며 “세계가 전기자동차를 만들어도 에너지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전지연료에 없어서는 안 되는 리튬과 같은 희귀금속이 머지않아 동이 난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전 세계가 주도해가고 있는 녹색기술이나 한국이 주도해가고 있는 녹색성장은 생명자본주의 시스템의 한 보기가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폐기물 배출 기술을 바이오미미크리로 바꾸면 자연으로의 재투자가 가능해진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설물을 배출하지 않는 바퀴벌레의 생체기술을 모방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먼지를 씻어내는 연잎효과를 이용해 때타지 않는 벽돌을 만든 기업이 있고 열대 건조지대인 사바나에서도 상온 30℃를 유지하고 있는 흰개미 집을 본 따 냉방장치가 필요 없는 빌딩을 짐바브웨에 세운 건설회사도 출현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미미크리는 단순한 자원해결의 기술이 아니라 자연과 새로운 생명의식의 혁명으로 가치관, 자연관, 세계관의 변화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문명혁명”이라고 말했다.

바이오미미크리는 생물(bios)과 모방(mimesis)의 합성으로 만들어진 단어를 뜻한다.

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force4335@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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