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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광양 - 3월 섬진강변에는 꽃눈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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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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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차가운 날씨에도 광양 홍쌍리 매화농원의 매화가 봄을 재촉하며 화사한 꽃망울을 터뜨렸다.

‘빛 光’ ‘햇빛 陽’ 광양은 글자 그대로 봄이 가장 먼저 오는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찾은 광양은 아직 코끝에 스치는 바람이 매서웠다.

광양은 지금 백운산 고로쇠 수액채취가 한창이다. ‘남도의 명산’ 백운산을 끼고 있는 성불·어치 등 4대 계곡을 중심으로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전국으로 판매된다.
 
광양 고로쇠는 올해부터 엄격한 기준의 정제시설을 거쳐 생산된다. 약수통에는 생산연도와 일련번호를 부착해 고급화와 차별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18ℓ들이 한통에 6만원에 배달된다. 뜨끈뜨끈한 황토방에서 민박을 하며 건강을 위해 고로쇠 수액을 마시는 방문객들도 많다.

농촌전통테마 마을로 전국적으로 유명한 옥룡면 도선 국사 마을은 쪽빛 염색체험, 도자기 만들기 체험, 도선선차 체험 등 계절별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도선 국사 마을은 들어서는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다.

오른쪽으로는 할아버지 정자나무인 팽나무가, 왼쪽에는 할머니 정자나무인 느티나무가 수 백년의 세월을 함께하며 떡 버티고 서서 관광객들을 맞는다.

30년 심마니 경력의 신승균 위원장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도선 국사 마을은 옥녀탄금혈의 혈에 해당하는 곳인 사또 약수터는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고 자랑이다.

도선 국사 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옥룡사지 터도 빼놓을 수 없다.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이자 풍수의 대가였던 도선 국사가 중건하여 30여년 수도 끝에 입적한 곳이다. 지금은 절터 흔적만 남아 있지만 주변의 동백 숲이 일품이다.

옥룡사 동백림은 매화축제에 묻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7000여 그루 규모로 국내 최대 군락을 이루고 있다. 3월 중순이 절정이다.

눈과 입이 즐거운 3월의 광양은 온통 꽃 천지다. 

   
 
홍쌍리 매화농원의 2500여개의 장독대에는 홍 명인의 매실 정성이 익어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광양매화문화축제는 3월 13일부터 21일까지 홍쌍리 매실 농원을 중심으로 다압면 일대에서 열린다. 아쉽게도 매화는 아직 꽃봉오리를 다물고 있다.

정유인 홍쌍리 농원 부사장은 “3월이면 섬진강변 천지에 매화 꽃눈이 내린다”며 “지금은 너무 이른 걸음”이란다. 다압면 일대는 매화 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광양시는 축제 때마다 고민이던 주차난 해소를 위해 섬진강변을 따라 주차장을 확장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 공사는 마무리 단계다. 소학정 마을 주차장에서 정자를 끼고 쫓비산 중턱을 따라 매실 농원까지 4.5Km 매화꽃 산책로가 새로 조성됐다.

매화 꽃눈 사이로 쉬엄쉬엄 걸으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산책로 끝에 홍쌍리 명인의 40년 눈물과 땀이 서려있는 홍쌍리 매화농원으로 연결된다. 

   
 
 광앙읍 칠성리의 금목서 식당의 한우 상차림.
홍쌍리 매화농원은 2500여개의 매실 장독대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홍 명인이 하나하나 전국을 돌면서 모은 장독 안에는 매실에 대한 명인의 정성이 가득 담겨있으리라.

전시관 건물 뒤로는 올해 새로 조성된 대나무 산책길이 있다. 댓잎사이로 스쳐지나 가는 바람소리에 마음까지 상쾌하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아래쪽으로 정자가 있다. 작년에 새로 건립했는데 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단다. 

정유인 부사장은 아직도 이름을 고민 중이라며, 누구든지 좋은 이름을 보내주면 좋겠단다. 위쪽으로 매화 꽃길 산책로도 새로 단장했다. 작년까지 침목 계단이라 불편했는데, 나무계단과 손잡이도 새로 설치해 매화나무사이를 오르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망덕포구의 진미 벚굴. 탱글 탱글한 육질이 입맛을 당긴다.
‘영원한 농사꾼’ 홍쌍리 명인은 예순아홉의 나이에도 여전히 일을 놓지 않는다.

매화농원과 역사를 같이한 갈고리 같은 손은 여전하다.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얼굴 주름이 조금 늘었다. 굽은 허리도 안쓰럽기만 하다.

그러나 홍 명인의 매실사랑은 변함이 없다. “꽃은 내 딸이고, 매실은 내 아들이고 아침이슬은 나의 보석”이라며 머리에 내린 서리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다. 마지막으로 홍 명인은 “90년 넘은 고목나무의 매화꽃으로 살고 싶다”며 “여기 올 때 못 버린 욕심과 일상의 짐을 훌훌 털어버리고 자연의 기와 아름다운 향을 가슴에 품고가 사람들에게 전해 달라”고 덧붙였다.

직접 담은 청국장에 다양한 매실 장아찌와 나물…. 점심상은 자연이 그대로 살아있는 보약이다. 홍 명인이 선 듯 내놓은 13년 묵은 매실주는 술기운보다 오히려 향에 취한다. 

광양의 먹을거리로는 단연 광양불고기다. 광양읍 서천 변을 따라 시내식당, 3대 불고기, 한국식당, 매실한우식당 등이 모여 있다. 주차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저마다 맛으로 일가를 이루고 있다.

시내식당은 양은 냄비에 먹다 남은 고기에 묵은지와 갖은 채소를 더해 볶아 주는 ‘빨간 고기’가 인기다. 시원하게 우러나오는 국물 맛이 일품이다.
 
광양 한우불고기의 제 맛을 즐기려면 광양읍 칠성리의 금목서가 좋다.

조수영 사장은 “치마살·갈비살·업진살·낙엽살 등 한우 특수부위에 특별한 양념으로 고기 고유의 맛을 살려 참숯인 백탄에 구워낸다”며 “가격은 180g 1인분에 2만6000원으로 비싸지만 최고의 맛을 보장한다”며 자부심이 대단하다.

민물과 바다가 만나는 기수지역인 진월면 망덕포구의 ‘벚굴’도 유명하다.

수심 7m에서 잠수부들의 머구리 작업으로 채취하는데, 물속의 모양이 마치 ‘벚꽃이 피어 있는 것 같다’고 벚굴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현지 주민은 벚꽃이 피는 4월 초가 제 맛이라고 벚굴이라고 부른다. 크기는 보통 양식 굴의 5배 정도로 보통사람은 다섯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

주로 생으로 초장에 찍어 먹는데 짭조름하면서도 탱글탱글한 육질이 아주 색다른 맛이다. 양식이 안 된다. 100% 자연산이라 조금 비싸다. 주변식당에서는 15Kg 한 주머니에 9만원이다. 어른 5~6명은 거뜬히 먹고 남을 정도다. 광양=글·사진 윤용환 기자happyyh63@


   
 
예순아홉의 나이에도 해맑은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홍쌍리 명인.
◆홍쌍리 명인의 매실주 맛있게 담는 법

1,흠집이 없고 과육이 단단한 청매나 황매 1Kg을 깨끗이 세척한 후에 물기를 완전히 뺀다.
물기가 남아 있으면 술이 변하거나 뿌연 침전물이 생긴다. 마른 천으로 닦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잠시 말린다. 용기도 잘 말려야 한다.

2,매실의 떫은맛을 제거하려면 하룻밤 동안 물에 담가 두었다 사용하면 된다.
용기에 매실과 소주 3.6ℓ, 감초를 넣는다. 감초를 넣어야 설탕처럼 단맛이 나지 않고 뒷맛이 깨끗하다. 소주는 일반소주보다 30도 이상 과일주 전용이 좋다.

3,밀봉해서 베란다처럼 햇볕이 잘 드는 곳에 3개월 정도 두었다가 매실을 건져낸다. 다시 밀봉한 후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서 최소한 1년, 길게는 3년 정도 숙성해야 제 맛이 난다.
매실을 제때 건지지 않으면 술이 탁해진다.

4,대추나 솔잎을 넣고 담그면 맛이 다르다.(매실 1Kg와 소주 3.6ℓ 기준으로 대추 20개, 솔잎 60개 정도가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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