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24일 한국은행과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액(지분투자)은 102억480만 달러로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기업들의 분기별 해외투자 규모는 지난 2006년까지 10억~30억 달러 수준에 머물다가 2007년 4분기에 92억1930만 달러로 대폭 확대됐다.
이후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4분기 78억5570만 달러, 2009년 1분기 59억3070만 달러, 3분기 56억1340만 달러로 급격히 축소되다, 4분기 들어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이는 기업들이 국내 투자보다는 해외 투자가 이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많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투자와 달리 해외 직접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이익을 낼 만한 곳을 찾는다"며 "해외 투자 유출이 많다는 것은 나라 바깥의 투자 기회를 더 좋게 본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 규모는 지난해 4분기 12억8410만 달러로 전기(21억3630만 달러)이 비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기타투자를 포함해 회수액을 뺀 순유입액은 11억3220만 달러였다.
외국 투자자의 국내투자 집행 규모가 국내 기업의 해외투자 집행 규모의 8분의 1에 불과했던 셈이다. 순유입액은 순유출액의 5분의 1 수준.
금융권 관계자는 "무역 제재를 피하고 비용을 줄이기 위해 기업 투자 유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해외 투자 증가세는 장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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