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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승훈과 박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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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24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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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우물을 파라'는 속담이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성실하게 임한다면 언젠가는 목표하던 단계에 올라설 수 있다는 얘기다. 성공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금과옥조'처럼 새겨야 할 말이다.

하지만 이 속담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우물을 파서 보란 듯이 성공한 이가 있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m와 5000m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거머쥔 이승훈(21ㆍ한국체대)이 그 주인공이다.

이승훈은 지난해까지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하다 대표팀 탈락 후 스피드스케이팅으로 과감히 전향했다. 롱트랙으로 전향한지 7개월 만에 그는 '밴쿠버 신화'를 써내려갔다.

그의 우승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외신들은 이승훈이 장거리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격찬했다. 체격이 큰 유럽 선수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장거리 종목에서 이승훈은 타고난 심폐지구력을 앞세워 아시아인 최초로 단상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기 때문이다.

여하튼 21살 청년이 연일 알려오는 '밴쿠버 낭보'로 대한민국 국민들은 잠시나마 삶의 고달픔을 잊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각자의 일터로 나섰다.

최고경영자 중에서도 이승훈과 같은 과감한 변신으로 기업의 도약을 일군 이가 있다. 박용만 (주)두산 회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최근 TV프로그램을 통해 부인 강신애 여사와의 순애보로 '로맨틱 CEO'로도 불리는 그는 두산그룹의 변신을 이끈 장본인이다.

박 회장은 외환위기의 파고 속에서 그룹을 소비재 중심에서 중공업 중심의 기업으로 변화시켰다. 때문에 그룹 안팎에서 그는 'M&A의 귀재'이자 '구조조정의 마술사'로 통한다.

그는 1996년 한국네슬레와 한국3M, 1997년 코카콜라, 1998년 두산씨그램, 2001년 오비맥주, 2006년 종가집김치에 이르기까지 당시로서는 그룹의 주력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했다.

대신에 2001년 한국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 2005년 대우종합기계를 인수해 두산을 종합 중공업 그룹으로 변모시켰다. 또한 영국 미쓰이밥콕, 소형건설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 업체인 밥캣, 체코 스코다파워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채비도 마쳤다.

이 모든 것이 두산이 최근 10년 동안 이룩한 성과다. 그리고 그 밑바탕에는 소비재라는 기존의 우물을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우물을 선택한 박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

위기 속에서도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과감한 변신을 선택해 지금의 성공을 일군 이승훈과 박용만. 그들이 변화를 두려하고 선택을 주저하는 우리들에게 묻고 있다. "와이 낫(Why not)?~"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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