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6대 대형은행들의 외화대출이 올 들어 큰 폭의 증가세로 전환했다.
24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외환 등 국내 6대 대형은행의 1월 말 기준 외화대출 잔액은 180억7800만 달러로 전월 말의 173억8000만 달러보다 6억9800만 달러(4.01%) 확대됐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1월 중 4억3600만 달러 늘며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고, 신한은행 1억2300만 달러, 기업은행 9000만 달러, 외환은행 5600만 달러, 국민은행 2500만 달러 등의 순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3300만 달러 감소했다.
반면 지방은행 등 나머지 12개 은행의 외화대출 1월 말 잔액은 174억2200만 달러로 전월 말의 175억8000만 달러에 비해 1억5800만 달러 감소했다.
18개 은행 전체로는 1월 말 현재 354억 달러로 지난해 12월 말(348억6000만 달러)에 비해 1.5%(5억4800만 달러) 증가.
외화대출은 지난 2007년 8월 금융당국이 외화대출 용도를 △수입결제시 △해외직접투자시 △국내 시설자금 대출시 등으로 제한하며 1년 반 동안 꾸준히 하락했다.
국내 전체 은행의 외화대출 잔액은 지난해 1분기 409억1000만 달러, 2분기 385억7000만 달러, 3분기 370억5000만 달러, 4분기 348억6000만 달러로 하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올 들어 대형은행들의 외화대출 증가세가 두드러 진 것은 대형은행들이 올 들어 싼금리와 환율 하락 전망 등을 무기로 경쟁적 대출 영업을 벌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외화 대출 영업을 확대하며 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며 "개업의 등 자영업자들이 사업 운용자금 확보를 위해 외화대출을 늘린 것도 일조했다"고 말했다.
또 국내외 경제연구소 및 전문가들이 올 연말에는 원·달러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잇따라 내놓으며 기업들의 외화 대출 수요가 확대된 것도 주요 원인이다.
한편 업계 일각에서는 일부 기업들이 환율 하락을 이용해 환차익을 올리기 위해 외화대출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화대출이 증가한 것은 엔화강세에 따른 환율 효과도 작용했다"며 "외화대출 용도 규제가 있어 환차익을 노린 기업들의 투기수요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외화대출 잔액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