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와 신용경색으로 은행권이 어려움을 겪은 미국에서는 대출이 67년 만에 가장 큰 비율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금융권이 아직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뜻하며, 금융권이 자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 경기 회복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예금보험공사(FDIC)의 분기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말 미 은행들의 전체 대출이 전년대비 7.4% 감소해 지난 1942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고 24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일부 대형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됐지만, 나머지 중소형 은행들은 여전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 등의 문제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대출 감소뿐 아니라 파산할 위험에 처한 `문제은행(Problem Bank)'이 702개로 16년 이래로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은행권 전체 대출에서 최소한 3개월 이상 연체된 여신 비율이 5.4%에 달해 FDIC가 기록을 보유한 지난 26년 이래 최고치에 달했다.
작년 4.4분기 은행들의 부실여신 상각 규모도 530억 달러로 역시 최대 규모에 달했다.
쉴라 베어 FDIC 총재가 올해 파산하는 은행 수가 작년 140개보다 예상과 함께 올해도 경제적 위기가 초래할 것이라 추측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소 상공인을 위한 대출 확대 방안을 제시하는 등 미 정부는 금융권에 대출확대를 독려하고 있지만, 부실여신이 늘어나 고전하는 금융권에선 대출확대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여력이 있다 해도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해 여신심사 기준을 강화하면서 대출을 큰 폭으로 감소시키는 상황이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기업과 가계가 투자와 소비를 줄여 대출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었고, 은행들의 대출기준을 충족하는 수요자를 찾기가 어려워진 것 또한 우려로 지목됐다.
아주경제= 김재환 기자 kriki@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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