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도 해외 진출의 잰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당장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비자·마스타 등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 브랜드와 직접 제휴를 맺는 형태로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씨카드와 신한카드는 국내 전용카드로 수수료 없이 해외에서 사용 가능하도록 해외 브랜드와 제휴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22일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사인 DFS(Discover Financial Service)와 상호 네트워크 공유에 관한 제휴를 체결했다.
DFS는 미국 등 전세계 185개국의 가맹점망 및 ATM 망을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사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 회원은 비자·마스타 로고가 있는 해외 겸용카드가 아닌 국내 전용 카드만으로도 해외에서 결제가 가능하게 됐다.
비씨카드는 중국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비씨카드는 중국 인롄사와 제휴를 맺어 국내 전용카드로 중국내 은련 ATM과 가맹점에서 카드 사용이 가능하게 했다.
한 걸음 나아가 본격적인 중국 진출을 위해 북경에 현지 법인 ‘비씨카드과학기술유한공사’를 설립, 중국 현지 비씨카드 가맹점 구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비씨카드가 2004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란 비자나 마스터와 같은 국제 브랜드가 아닌 비씨카드 고유의 브랜드만으로 불편없이 해외에서 카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비씨카드가 갖고 있는 역량과 경험을 기반으로 신흥국의 지불결제 시장에 진출해 신규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국내회원사의 해외진출에 따른 신용카드 사업을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12월 일본의 국제 카드 브랜드인 JCB와 제휴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국내 전용카드로 해외 사용이 가능한 ‘URS(유어스)’ 브랜드를 출시했다. 또 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 신한은행 일본 현지법인과의 협력을 통한 신용카드 사업, 해외가맹점 서비스 공동 개발 등 공동 해외사업 협력 강화에도 합의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의 유어스 브랜드는 국내용이지만 해외 상용이 가능한 신개념 카드"라며 "이번 전략적 제휴는 국내 카드사의 해외 진출에 하나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내 카드사와 해외브랜드 간의 직접 제휴는 카드사와 고객 모두에게 이득이다.
고객들은 연회비가 싼 국내 전용카드를 발급받아도 해외 겸용카드와 똑같이 해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드사도 비자와 마스터 등에 지불했던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국내카드사들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약 3000억원을 국제 카드 브랜드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가 해외에 진출하려면 회원확보 뿐만 아니라 가맹점망이나 지급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해외에 법인을 만들고 카드를 발급하는 게 쉽지 않다"며 "현재의 상황에서 이같은 방안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dk@ajnews.co.kr(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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