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발전에 기반이 된 PC방 시장이 정부 규제와 사행성 PC방 성행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보건복지가족위원회가 등록제 시행과 금연규역 지정 추진 등 PC방 업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면서 영업 중인 PC방 수가 줄고 있는 것. 게다가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음지화 된 사행성 도박장이 성행하면서 일반 PC방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만개 이상으로 늘었던 PC방 수는 지난 2008년 2만개 미만으로 감소했고 올해는 약 1만 8000개로 줄었다.
총 PC방 개수는 지난 2008년 2만1496개, 지난해에는 2만1547개로 집계됐지만 이 중 3000개에서 3500개 가량이 사행성 도박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PC방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정부 규제가 강화된 탓이 크다.
문화체육관광부의 PC방 등록제 시행과 보건복지가족위원회의 건강법 개정을 통한 PC방 전면 흡연화 등이 논의되면서 스스로 문을 닫는 PC방 업주들이 크게 늘었다.
등록제가 시행되면서 시설기준을 맞추지 못해 폐업한 PC방은 전체 PC방의 20%인 3000여개에 이른다. 또 전면 금연화가 추진될 경우 매출의 30%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까지 영등포에서 PC방을 운영했던 한 업주는 “지난해부터 등록제 시행이나 PC방 전면금연화 추진 등 PC방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줄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생각에 업종 전환을 염두에 두고 폐업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반면 음지화 된 사행성 PC방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 2006년 불거진 바다이야기 사태 후 집중단속을 통해 대폭 줄었지만 최근 들어 또 다시 급격히 늘고 있다.
이들 사행성 도박장은 외관상 일반 PC방과 같고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다. 또 등급 심의를 받은 웹보드류 게임을 서비스 하고 있어 단속마저 쉽지 않다.
더욱이 성인 게임장으로 분류되지 않아 청소년들의 접근도 차단하기 힘들다.
사행성 도박장들이 버젓이 PC방 상호를 달고 운영되면서 PC방에 대한 대국민적 인식이 악화되고 있다. 결국 사행성 도박장이 전체 PC방 업종에 대한 정부의 규제 강화 빌미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행성 도박장 성행과 강도 높은 정부 규제로 인해 PC방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또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에 대한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PC방이라는 인프라를 통해 성장할 수 있었다”며 “기반이 무너지고 있는 PC방 산업을 바로 일으키지 않으면 국내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시장도 함께 무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김명근 기자 diony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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