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중립으로 중진협의체 구성
협의 가능성 미지수, 일부에서는 '시간끌기용'
한 지도부, "당의 의견차 좁힐 수 있을것"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한 한나라당 '중진협의체'의 기본적인 틀이 나왔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더해지고 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3일 "3선 이상의 6명 의원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를 3월 말까지 활동하기로 했다"며 "구체적인 인선을 빠르면 이번주에 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중진협의체는 친이(친이명박)계 2명, 친박(친박근혜)계 2명, 중립성향 의원 2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지도부에서는 협의체에 들어갈 의원을 두고 막판 조율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협의체는 구성을 완료하는 대로 즉각 세종시 해법 찾기에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각 진영간의 입장차이가 너무 커 향후 진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게 당 안팎의 관측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친이계와 친박계는 '중진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또 한번의 설전을 벌였다.
친박계 중진인 이경재 의원은 "중진협의체에서 결정하는 것이 어떤 효과를 가지고 올지 불분명하다"며 "중진회의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만큼 이 부분은 신중하게 생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이계 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그 이야기를 왜 또 하는 지 속내가 잘 이해가지 않는다"며 "비판하거나 분석하는 것은 좋지만 당 지도부에서 의견을 냈으면 그 과정을 밟아봐야지, 왜 하기도 전에 찬물을 끼얹느냐"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서 때이른 국민투표론이 제기되고, 친박계도 "중진협의체가 근본적인 해결기구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의체의 실요성이 더욱 떨어지고 있다.
또한 중진협의체의 논의 사안을 향후 최고위원회와 의원총회에서 다시 의결할 예정이어서 협의체 성격이 모호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부에서는 중진협의체가 '시간끌기용'으로 끝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중진협의체가 가지고 있는 성격에 대해서 의문을 가진 의원들이 많다"며 "협의체에서 합의해도 결국 의총에서 부결시키면 아무 의미가 없는 대화가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중진협의체가 세종시의 또 다른 해결책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대변인은 "중진협의체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최종 단일 결론이 안나도 견해 차이의 간극을 줄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주경제= 팽재용 기자 paengm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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