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와 MOU 체결 이후 이전을 포기하거나 이전이 지연 중인 대학교 현황 |
서울대 시흥 국제캠퍼스(군자동, 2월 9일 MOU), 서강대 남양주 제2캠퍼스(양정동·와부읍, 2월 17일 MOU), 중앙대 검단 제3캠퍼스(대곡동, 2월 22일 MOU)….
최근 서울 몇몇 대학이 경기·인천에 여러 형태의 시설 이전·증축 계획을 밝혔다. 대학은 학교 발전을 목표로 넓은 자리를 찾아 이전하고 지자체는 지역발전을 이끌 호재로 상호간 이해관계가 맞았다.
선거를 앞두고 치적을 쌓을 필요의 지자체장 이해와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지주의 투자 이해도 맞았다. 그 결과, 근래 2년 간의 이전 소식은 10건이 넘고, 주요 도로의 현수막과 인터넷 내의 관련 커뮤니티 게시물로 열띤 홍보에 나선다.
부동산 시장의 영향은 당연했다. 인근지역 부동산 시세 상승이 잇달았다. 대학의 개교 시 유동인구가 늘고 배후상권이 커지며 소형주택·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폭증하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송도 국제캠퍼스 부지. 학부과정 신설은 내년부터 진행된다. |
하지만 대학 이전에 따른 부동산 투자는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부동산투자 이상의 주위가 필요하다.
대학이전 발표의 대부분이 '양해각서(MOU)' 단계에서 이뤄지는 만큼 강제력이 없어 확정이라 볼 수 없고, 실제 여지껏 많은 대학이 사업을 포기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 파주시의 경우 국민대(광탄면)와 서강대(문산읍)가 MOU 단계까지 간 뒤 경기도·파주시 차원의 대규모 언론 발표도 진행됐다. 경의선 개통 효과가 더해져 인근 부지의 매매가는 폭등했다. 그렇지만 두 대학은 각각 발표 이후 상승된 지가 부담 및 재단 이사회 부결 이유로 캠퍼스의 설립을 철회했다.
이화여대(월롱면)는 약 85만㎡ 규모의 학교 조성계획 발표 후 사유지 지주의 소송으로 공사가 3년넘게 중단된 상태다. 이후 이대는 미군기지 반환지와 국·공유지로의 축소(29만5600㎡)와 조성 철회를 놓고 고민한다.
지난 3일 인천 송도에서 '송도 국제캠퍼스 봉헌식'을 진행한 연세대는, 인천대가 조성원가 이하로 교지를 매각하는 등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주목을 받았다. 송도신도시의 아파트 등 부동산값의 상승세는 연세대 캠퍼스 이전의 기대와 맞물려 있다.
하지만 학내 반발이 거세다. '이전 0순위'와 '이전 1순위'로 거론되는 언더우드국제학부와 공과대학은 '결사 반대'를 외친다. 결국 신설 단과대인 아시아지역대·약대와 외국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학당만 확정된 상태이다.
시장에 효과가 미미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실제 서울 한남동에서 지난 2007년 경기도 용인 죽전동으로 아예 본교가 이전한 단국대의 주변은 일시적으로 상업용지의 지가와 임대료의 상승이 진행됐으나 이후 뚜렷한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았다. 학교 이전인 만큼 아파트시세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leejh@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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