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신한금융지주가 은행에서 지주회사로 거듭난 지 10년이 됐다.
2001년 지주회사 설립 당시 65조6000억원에 불과했던 자산 규모는 303조9000억원으로 5배 가량 증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하는 등 2년 연속 업계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 10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왔던 신한금융은 올해를 지속가능 경영의 기반을 닦는 원년으로 삼고 새로운 10년을 준비하고 있다.
◆ 선(先) 겸업화 후(後) 대형화 전략 '대성공'
지난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이 제정되면서 국내 금융기관들의 지주회사 전환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1년 9월 신한금융은 우리금융지주에 이어 업계에서 두번째로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고객의 금융 수요가 다양화하면서 은행 상품 외에 증권, 보험, 투신 등을 포함하는 복합적인 금융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선택이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은행 간의 인수합병(M&A)이 잇따랐지만 신한금융은 한 발 물러서 있었다.
신한은행의 한 관계자는 "당시는 구조조정의 파고를 넘기 위해 일단 합치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했다"며 "그러나 이같은 인수합병은 창립 이후 '고객중심'이라는 경영 목표를 실천해왔던 신한의 정체성과 맞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신한금융은 무리한 인수합병보다 지주회사 설립 카드를 선택했다. 우선 겸업화를 통해 사업라인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후 대형화를 추진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신한카드 분사, 굿모닝증권 인수 등 비은행 사업라인을 정비하고 BNP파리바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 및 합작 자산운용사를 설립하는 등 겸업화의 틀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2003년 신한금융은 조흥은행을 3조3700억원에 인수한 뒤 2006년 신한은행과 통합했다. 국내 은행산업의 대형화 추세에 대응하고 그룹 유통채널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조흥은행 인수로 법원 대학 등 양질의 고객 기반을 확충하고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게 됐다"며 "수도권에 집중돼 있던 신한은행의 영업 네트워크를 전국적으로 확대할 목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에는 LG카드를 인수해 은행과 비은행 부문이 균형을 이루는 이상적인 수익 구조를 갖추게 됐다.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지주회사 전환 이후 신한금융은 고도 성장기로 접어들게 된다.
지주회사는 계열사 간의 고객 정보 공유로 교차판매(Cross-Selling)가 용이하고, 그룹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공유서비스(Shared Service)와 모범규준(Best Practice) 도입이 유리하다.
특히 당시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거액자산가(HNW) 고객 비중이 가장 높아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할 경우 교차판매를 통한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할 수 있었다.
지난 10년간 신한금융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다.
2001년부터 2008년까지 신한금융의 당기순이익 성장률은 연평균 24.7%에 달했다. 지난 2008년 2조18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업계 최고 자리에 오른 신한금융은 지난해 금융위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1조3000억원의 순익을 올려 2년 연속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신한금융 총 자산은 2001년 65조6000억원에서 지난해 303조9000억원으로 5배 가량 급증했다. 은행 부문의 경우 신한은행과 조흥은행이 통합하기 전인 2005년 163조2610억원이었던 자산 규모는 지난해 233조5370억원으로 늘어났다.
◆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새로운 10년을 맞는 신한금융은 올해 전략 목표를 '지속가능한 미래, 신뢰받는 금융그룹'으로 정하고 기업가치 극대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우선 자산과 이익 규모 등 재무적인 성과뿐 아니라 환경적, 사회적 이슈들까지 균형적으로 고려하면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기반을 구축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실천 과제는 소외계층에 대한 금융서비스 확대와 녹색금융 활성화 등이다.
또 금융위기 이후 약화된 고객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그룹의 모든 역량을 '고객가치 창출'에 집중키로 했다. 고객보호를 위해 컴플라이언스(규제 준수) 체계를 강화하고 고객관계관리(CRM) 역량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저성장 성숙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컨버전스(융합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신한금융을 대표할 수있는 상품을 개발해 계열사 간 시너지를 한층 더 끌어올릴 예정이다.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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