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노동조합이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퇴진을 주장하고 나섰다.
김창근 노조 위원장은 8일 "현재 경영진으로는 은행 경영이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며 "김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과 지주사 회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나은행 노조가 김 회장의 퇴임을 주장하고 나선 것은 최근 몇년간의 경영성과의 부진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공공적 성격이 강한 금융회사에서 최고경영자(CEO)가 장기집권하다 보니 수익성이 급감했다"며 "김 회장의 과거 업적은 인정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실적을 보면 금융회사 수장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올린 2739억원의 당기순이익도 상당히 부풀려진 면이 강하다고 비판했다.
연간 순이익 중 1400억원이 대손충당금 전입액이고, 금호아시아나 관련 대손충당금을 여타 은행이 50%를 쌓은 데 비해 하나은행은 20% 밖에 쌓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포스코 지분을 팔아 400억~500억원의 이익을 올린 것도 당기순이익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김 회장의 장기집권 및 부실 경영으로 지난해 총 자산만 10조가 감소하고 실적 역시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실질 순익이 많지 않음에도 90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김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경영실패를 호도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하나은행이 지난 2008년 3월 도입한 비즈니스 유닛(BU) 조직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은행장이 기업금융부문에 대한 사전보고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은행 경영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겠느냐"며 "BU조직으로 변경한 후 총 16회의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등 시행착오만 지속해 직원과 고객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조합은 김 회장 퇴진을 위해 단체행동 및 주주설득 등을 벌일 예정이다..
김 노조위원장은 "하나은행 노조는 회사 경영 정상화를 위해 회사가 요구하는 임금동결·임금반납·명예퇴직 등을 수용했지만 사측은 노조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단체행동은 물론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을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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