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이 출자한 법인들의 당기순이익은 제외돼
지난달 18일 공시에 따르면 STX팬오션은 '한국채택국제회계(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 2009년 실적이 매출액 3조9892억원 , 영업손실 822억원, 당기순손실 27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4분기에는 업계 최초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STX팬오션은 같은 기간 매출액 1조965억원, 영업이익 236억원, 당기순이익 549억원을 달성했다.
회사 측은 해운업 불황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운임하락으로 지난해에는 매출 및 이익이 감소했다면서도 3분기 이후 벌크 부분이 흑자 전환한 데 힘입어 주력 사업부문의 수익안전성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한 실적에는 'STX팬오션 영국(STX Pan Ocean U.K.)' 등 STX팬오션이 지분을 투자한 해외 법인의 당기순손실이 빠졌다. 이는 STX팬오션이 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에 따르면 당기순이익 항목에 STX팬오션이 지분을 출자한 법인들의 당기순이익은 제외된다. 기존 한국기업회계기준(K-GAPP)은 출자 법인들의 당기순이익을 '지분법이익'이라는 계정과목에 반영케 했다.
따라서 STX팬오션 출자 법인들의 당기순이익을 반영하면 STX팬오션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911억원으로 증가하고, 4분기 당기순이익은 373억원으로 감소한다.
이는 STX팬오션 영국(STX Pan Ocean U.K.)의 부실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STX팬오션 영국은 STX팬오션이 100% 출자한 법인으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손실 833억원을 기록했다.
대형 해운사의 한 IR담당자는 "당기순이익은 국가ㆍ업종별 경영환경 차이에 의해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다"며 "또한 경영활동 외에 투자ㆍ세금 등 기타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기업과 경영인의 핵심적인 평가기준"이라며 "STX팬오션이 도입한 새 회계기준은 당기순이익의 중요성을 축소할 위험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STX팬오션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공시를 통해 개별 재무제표뿐 아니라 '기타 투자판단에 참고할 사항'으로 종속회사를 포함한 2009년 연간 연결재무요약정보를 제공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A증권의 해운담당 애널리스트는 "STX팬오션이 공시를 통해 K-IFRS 개별 재무제표와 함께 종속회사가 포함한 연간 연결재무요약정보를 제공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세부적인 사항까지는 알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로 STX팬오션은 지난달 18일 각 언론사에 K-IFRS 개별 재무제표 기준으로 산출된 4분기 실적을 제공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STX팬오션은 2009년 2월 K-IFRS를 도입했기 때문에 회계원칙에는 문제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 K-IFRS은 도입은 기업들의 자율에 맡겨졌다. 2011년부터는 모든 상장기업이 의무적으로 K-IFRS을 적용해야 한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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