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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소유’의 가르침을 몸으로 실천했던 법정(法頂)스님이 11일 서울 성북동 길상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55세. 세수 78세.
2007년부터 서울 삼성병원에서 폐암으로 투병했던 법정스님은 전날 자신이 창건한 길상사로 옮겨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속세를 떠났다.
법정스님은 입적 전날 밤 “모든 분들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라”는 말을 남겼다.
193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법정스님(본명 박재철)은 목포에서 유년기를 보내고 전남대 3학년이던 1954년 오대산으로 떠나는 길에 폭설로 길이 막혀 들른 서울 선학원에서 당대 선승인 효봉 스님(1888-1966)을 만나 그 자리에서 머리를 깎았다.
통영 미래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한 스님은 1959년 양산 통도사에서 자운율사를 계사로 비구계를 받고 1975년부터 송광사 됫산에 불일암을 짓고 홀로 살았다.
불일암에서 생활하던 1976년 ‘무소유’를 출간해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1992년부터 강원도 산골 오두막으로 들어가 혼자 지낸 스님은 1996년 성북동의 요정 대원각을 시인 백석의 연인으로 유명했던 김영한 할머니로부터 기부받아 이듬해 12월 길상사를 개원했다.
스님의 대표적 저서로는 ‘무소유’ ‘버리고 떠나기’ ‘ 산에는 꽃이 피네’ ‘오두막 편지’ 등이 있다.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maen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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